인도 NDTV "OCA, 방콕총회서 AG 정식종목 복귀 결정" 보도
자카르타 대회 종목채택 무산으로 지원 중단됐던 대표팀 '안도'






지원 중단으로 위기에 처했던 크리켓 종목이 암흑기를 빠져나와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크리켓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부활했기 때문이다.

인도의 NDTV 등 복수의 외국 미디어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결정에 따라 크리켓이 2020항저우아시안게임에 복귀할 예정(Cricket is all set to make a comeback at the Asian Games after the Olympic Council of Asia (OCA) included it in the sports programme for the 2022 edition to be held in Hangzhou, China.)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매체들은 "OCA가 3일 방콕에서 열린 총회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The decision was taken at the OCA's General Assembly in Bangkok on Sunday)"고 덧붙였다.


▲인천이 주도한 크리켓 대표팀

우리에게 여전히 생소한 크리켓은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인천을 중심으로 체계를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앞서 열렸던 2010광저우 대회 당시 44개 대회 종목 중 43개 종목에 대표 선수를 보낸 대한민국이 유일하게 참가하지 못한 종목이 바로 크리켓이었다.

당시 대표 선수를 구성할 수 없을만큼 저변이 취약해 출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저우 대회 이후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지는 바로 대한민국 인천. 안방에서 대회를 치러야하는 인천은 "이번에도 크리켓 종목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판단, 당시 인천시 아시안게임 지원본부 비전사업팀을 중심으로 방법을 찾아나섰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당시 김남기 인천시 아시안게임 지원본부 정책조정관(전 인천크리켓협회 전무이사/현 대한크리켓협회 회장)과 비전사업팀은 인천시가 아시아경기대회 유치를 위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약속했던 '비전2014프로그램'을 떠올렸다.

일명 '체육 약소국 지원 프로그램'으로 인천시가 8년 동안 2000만불의 예산을 OCA에 주면 OCA는 이를 체육 약소국 지원 사업에 사용한다.

2011년 1월 동계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던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OCA운영위원회의가 열렸고, 김남기 당시 조정관과 비전사업팀 관계자들은 모두 이곳으로 날아갔다.

이들은 "크리켓 종목에 있어서는 한국도 체육 약소국이니 한국에도 예산을 배정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그 결과 OCA로부터 "매년 5만달러씩 지원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이를 종잣돈 삼아 크리켓 대표팀 꾸리기에 매진했다.

이들은 다행히 파키스탄에서 귀화한 나시르칸 씨(전 인천크리켓협회 이사)를 만나, 그를 아시안게임지원본부 비전사업팀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한 뒤 영어업무 지원과 크리켓에 대한 자문을 받아 2011년 10월 인천크리켓협회 창립과 11월 대한크리켓협회의 대한체육회 인정단체 승인을 주도했다.


▲암흑기 벗어나 부활의 기지개

이후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무사히 치른 크리켓 대표팀과 협회는 저변을 확대하고자 인천 크리켓 전용경기장에서 꾸준히 국내·국제 대회를 열고 외국팀과 교류하며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크리켓은 협회 창립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자리를 잡아나갔다. 크리켓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인천도 '크리켓의 메카'라는 명성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하지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갑자기 날아들었다. 2017년 9월 OCA가 집행위원회 및 총회를 열어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서 크리켓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한체육회는 이를 근거로 2018년부터 크리켓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지원을 중단했다.

김남기 대한크리켓협회장은 협회 창립 이후 최대 위기에 빠진 크리켓을 살려내고자 이 때부터 백방으로 노력했다.

결국 3일 '크리켓을 2022항저우 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한다'는 OCA의 결정이 내려졌고, 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김남기 회장은 "최근 1~2년 동안 매우 힘들었지만 극복했다. 다시 정식종목이 된만큼 크리켓의 메카인 인천을 중심으로 크리켓이 더 알려지고 전파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인천은 크리켓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다. 크리켓은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유산이다. 인천 서구에는 국내 유일의 크리켓전용경기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