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국 성과 없이 종료된 가운데, 남북경협의 중심지인 인천항에도 아쉬움이 번지고 있다. 인천항~남포항 항로를 비롯해 다양한 남북경협 사업을 준비하는 인천항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지만, 앞으로 대화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경선 인천항만공사(IPA) 경영부문 부사장은 28일 회담 종료 후 "정말 아쉬운 결과지만 계속 노력하면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앞으로 계속 대화한다면 남포 평화 크루즈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항은 과거 남북관계가 원활했던 2004~2011년 북한과의 교역을 통해 화물 4434만1000t을 처리했다. 전국적으로도 가장 많은 대북 화물을 처리한 항만이기도 하다. IPA는 그동안 '인천항의 남북경제협력과제 타당성 연구(남포·해주) 조사 용역'을 통해 남포항 개발·운영 참여, 해주 바닷모래 수입, 인천항~남포항 평화 크루즈 사업을 준비해 왔다. 이날 회담이 원활하게 진행됐다면 큰 기대를 모을 수 있었던 사업이다.

특히 이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개최된 남북물류포럼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인천~남포 항로는 지금이라도 합의되면 바로 뱃길을 열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해운 항로 개설이야말로 남북이 윈윈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경제협력 사업"이라고 말해 아쉬움을 더했다.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 회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한꺼번에 모든 것이 잘 되긴 어려울 것이다"라며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에서 나오는 물동량은 인천항에서 처리될 수밖에 없다. 시설과 수심 측면에서 북한 항만에 잘 접안될 수 있는지, 우리는 잘 준비됐는지 객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북한도 중국과 베트남의 발전을 봤으니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항만업계 관계자는 "남북경협의 최대 수혜자는 우리 수도권과 평양의 물류를 연결할 수 있는 인천항이 돼야 한다"라며 "오늘은 아쉬운 결과가 나왔지만 대화의 끈을 놓지 말고 이어가야 상호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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