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산하 인천역사문화센터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 일선 학교에 배포한 인천 역사달력이 왜곡과 오류로 점철돼 있다고 한다. 인천역사문화센터의 역사 의식이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다. 더욱이 역사달력의 왜곡과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을 요구한 지역 역사학계와 시민단체, 언론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외면했다고 한다.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12월 인천역사달력 1500부를 발간, 최근 인천지역 각급 학교와 기관 등에 1400부를 뿌렸다. 인천경실련이 인하대 교수 등 학계와 역사 전문가에게 검토를 의뢰한 결과, 인천역사달력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시는 "문제가 사실로 밝혀지면 전량 회수할 것"이라는 미온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 달력은 사실 확인이 어렵거나 관점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는 역사의 왜곡 부분은 제쳐 놓고라도 명확한 사실을 틀리게 표기한 수많은 오류가 발견됐다.

1월 달력을 보면 1896년 3월 인천감옥에 수감된 김구를 고종이 전화를 해 구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같은 달력면에 인천 최초의 전화 통화는 약 2년 뒤인 1898년 1월로 표시돼 있다. 전화도 없던 시기에 고종이 전화를 걸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김구를 사형에서 구한 것은 고종의 '전보'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은 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인천시민의 날도 잘못 표기됐다. 달력엔 10월11일로 표시했지만 인천시민의 날은 1991년부터 10월15일이다. 2019년판 인천 역사달력은 역사적 관점에 따라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부분까지 합치면 많게는 전체 4분의 1 가량이 왜곡 또는 오류로 지적된다고 한다. 이미 배부돼 역사인식을 올바로 정립해야 할 학생들이 볼까 걱정도 앞선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맞는 것을 틀렸다고 하겠는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더 큰 오기다. 오기는 눈과 귀를 멀게하고 모든 것을 망친다. 개인과 한 집단의 오기로 나라와 지역의 역사가 왜곡되고 잘못 인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