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구 사회적기업·협동조합인천권역지원센터장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빈부격차, 양극화 등의 문제가 국제사회의 주요 정책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소득불평등이 악화되었으며, 신흥국의 경우 더욱 심각한 불평등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경우, 높은 성장기를 마감하고 저성장 침체시기로 진입하였고 소득불평등도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컨대 상위 10%의 평균 실질소득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하위 10%의 평균 실질소득은 IMF 이전보다 감소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소득불평등 뿐만 아니라 자산불평등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는 불평등을 완화하면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새 모델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이라는 개념에 주목했다. 포용적 성장은 기존의 신자유주의 경제모델이 해결하지 못한 저성장 침체 및 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된다. 포용적 성장은 사회적 취약계층(자신에게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시장가격으로 구매하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노동시장의 통상적인 조건에서 취업이 특히 곤란한 계층)이 배제되지 않는 국민경제를 지향한다.

아울러 성장에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와 성장의 과실이 모든 사회계층에게 공평하게 제공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포용적 성장의 핵심내용은 지속가능한 성장, 빈곤 완화, 불평등 완화, 공정한 기회와 참여로 나눌 수 있다.

사회적경제 정책은 포용적 성장정책의 하나이다. 사회적경제는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을 위해서 경제적 수단을 활용하는 조직이며, 영리기업과 비영리 조직의 중간 형태로서 제 3섹터라고도 한다. 영리기업과 비영리조직 간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을 일컫는다. 사회적기업육성법 제2조 1항에 의하면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한다. 동시에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서 인증받은 자를 말한다.

그렇다면 사회적경제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홍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 인천시 사회적기업 전체 종사자는 2596명이다. 이 중에서 취약계층 비율은 66.9%(1738명)를 차지한다. 전국의 사회적기업 취약계층 비율이 60.9%인 반면에 인천의 사회적기업이 6% 높게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있다.

인천시 사회적기업의 전체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173만8000원으로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평균 임금 257만8000원의 67% 수준에 있으나, 저임금 근로자 경우는 사회적기업 종사자의 평균임금 157만1000원으로 전국 비정규직 평균임금 147만3000원보다 6.2%(9만8000원)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적기업의 임금 실태와 저임금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의 임금수준이 일반기업보다 낮으나, 저임금 근로자 하위 22%는 사회적기업 종사자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고임금 직업과 저임금 직업 사이의 임금격차가 일반기업보다 사회적기업이 더 낮고, 성별 임금격차도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덕순의 연구에 따르면 돌봄서비스 종사자 비영리부분이 영리부분에 비해 후생복지 제공 수준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길현종의 보고서에 따르면 협동조합 근로자들이 소규모 사업체 근로자보다 자율성, 권한, 인간관계, 공정성에서 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고용형태에 따른 4대 보험 가입률은 비정규직 근로자는 69.6%이나 사회적기업 종사자의 4대보험 가입률은 98%로 나타났다. 사회적기업 종사자는 사회안전망인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보다 안정적이다.

사회적경제 정책은 취약계층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빈부격차, 소득불평등을 완화한다. 사회적기업은 일반기업보다 임금 격차가 작고 자율성, 인간관계, 공정성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며, 사회적기업 종사자는 사회안전망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보다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막대한 국가의 복지 예산을 절감하면서 취약계층들에게 노동의 중요성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이렇게 지역의 사회적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