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진 퍼스트한의원 원장

연휴를 보내며 맛있게 먹고 즐겁게 마실 때는 좋았지만, 한번 올라간 몸무게는 쉽게 내려오지 않기에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결코 작지가 않다. 하지만 이미 늘어난 체중을 순식간에 없애버리는 마술지팡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의학적 사실이고, 인체의 생리적인 메커니즘이다. 일부 언론이나 여러 매체에서 나오는 쉽게 살 빼는 방법들은 어디까지나 광고일 뿐이다. 만약 이것이 가능하다면, 그런 광고를 하는 기업들은 이미 대박이 났을 것이고, 노벨상을 수여하는 스웨덴에 초청도 받았을 것이다.

늘어난 몸무게를 가장 효과적으로, 그리고 몸에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게 조절할 수 있을까. 가급적 칼로리에 신경쓰면서 적당한 양의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간식은 아예 끊는 것이 좋다. 섭취하는 음식의 양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면 두 번째로 음식의 종류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 중에 3대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다.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나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우선 탄수화물의 양을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은 주로 곡류와 당류 음식들이다. 밥, 빵, 떡, 과자, 라면, 파스타 등 각종 국수류와 달달한 음료수를 생각하면 된다.
탄수화물은 특성상 인체 내에서 소화 흡수되는 과정에서 수분을 끌어들이는 작용을 한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게 되면 그 자체로 체중감량 효과도 있지만, 탄수화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몸속에 붙잡혀 있던 수분이 빠져나가게 되어 체중감량에 훨씬 효과적이다.

탄수화물은 사람이 공부하거나 힘을 쓰는데 제일 첫 번째로 사용하는 에너지원이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 필요한 에너지보다 탄수화물을 더 많이 먹고 마시게 되면, 몸에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서 탄수화물 저장을 돕는다. 이 과정에서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바꿔 저장하게 된다. 그래서 밥을 먹었을 뿐인데, 혹은 과자나 빵을 많이 먹었을 뿐인데, 체중이 늘고 특히 체지방도 늘어나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제탄수화물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정제탄수화물은 다른 탄수화물보다 더 강력하게 인슐린이 분비되게 만든다. 인슐린이 빨리,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체지방이 만들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인슐린이 빨리, 많이 나오면 소화과정이 빨리 진행이 되니까 비정제탄수화물을 먹은 사람보다 더 빨리 배가 고프고 허기지게 된다.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간식을 찾게 되거나 다시 식사를 하게 되고, 칼로리 제한을 하지 못하게 돼서 더 쉽게 살이 찌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아주 옛날 산업이 발달하기 전에는 대부분의 탄수화물은 비정제탄수화물이었다. 도정한 곡식도 드물었고, 설탕은 아주 귀한 식품이었다. 물론 입에는 달고 맛있지만,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고 인슐린을 분비시켜서, 과식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결국 체중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음식물의 섭취량 즉, 칼로리를 제한하되 특히 정제탄수화물을 가급적 멀리 해야 한다. 이것이 연휴에 불어난 체중을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멀리는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힘차고 즐거운 일상생활을 시작하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