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통장님은 '봉사의 달인'

"어려운 분 도우면서 행복느껴"
17년째 장애인·노인시설 방문


"봉사는 힐링입니다. 봉사를 통해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어 기쁘지만, 저 자신도 치유의 행복을 느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자그마한 체구에도 당찬 모습의 가정주부 유정숙(51)씨.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 통장인 유씨는 봉사를 이같이 설명했다. 별다른 직함없이 아내이자 엄마, 주부인 유씨는 지역에서 '억척 통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바쁜 통장역할을 하면서도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1인 다역을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씨는 용인지역 봉사의 달인으로도 유명하다. 유씨가 봉사활동에 전념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02년부터다. 우연한 기회에 아이들과 봉사를 위해 장애인시설에 다녀 온게 봉사활동에 입문하는 계기가 됐다.

유씨는 "처음 아이들과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왔는데 피곤하다는 생각보다는 너무 행복했었다는 느낌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아이들도 너무 좋아했었다"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후 봉사활동에 매료된 유씨는 누구보다 앞장서 스스로 인근의 노인 요양시설과 장애인 시설을 찾아 봉사를 벌이게 됐다.

이로인해 17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장애인 단체인 한울 장애인 공동체는 요즘도 매주 찾아가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씨가 하는 일은 주로 장애인 대상으로 힐링체조, 얼굴 마사지. 장애인들은 유씨의 진심어린 봉사를 받고 나면 너무 고맙다며 이구동성으로 칭송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유씨는 인근의 노인 요양시설도 찾아 다니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노인 요양시설인 에녹의 집은 수시로 방문해 성심성의껏 피부 마사지와 목욕, 청소, 빨래 등의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어 칭찬이 자자하다.

이에 유씨는 인증된 봉사시간이 9000시간(375일)이 넘는다. 유씨가 이처럼 봉사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외조가 컸다고 한다.

유씨는 "남편이 바쁜 와중에도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고 동참해 줘 마음 편하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살짝 자랑하기도 했다.

유씨는 자연보호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산을 좋아하는 탓에 등산을 자주한다는 유씨는 2016년부터 '용인시 숲사랑연합회'에 가입해 산과 하천 정화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회원들이 자비를 들여 쓰레기 봉투를 마련해 등산시 산악쓰레기를 꾸준히 수거해 처리하기도 한다. 오는 4월6일에는 명지대 일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태교숲길 3천그루 나무심기 행사도 벌일 계획이다.

이에 유씨는 남다른 봉사정신을 인정받아 상복이 잇따르기도 했다. 2017년 경기도지사상, 경기도의회 의장상, 용인시의회 의장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8년에도 용인시장상, 행안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건강관리를 잘해서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소망을 밝힌 유정숙씨. 유씨의 아름다운 봉사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 나가길 기대해 본다.

/용인=김종성 기자 j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