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새 체제 입은 '혁명절'

 

▲ 革(혁)은 가죽이며 새롭다는 뜻이다. 옆 글씨는 갑골문자. /그림=소헌

 

"吾等은 慈에 我 朝鮮의 獨立國임과 朝鮮人의 自主民임을 宣言하노라. (중략) 前頭의 光明으로 驀進(맥진)할 따름인뎌." -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국이며 조선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앞길의 광명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따름이다. (독립선언서 앞과 끝 구절)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맞추어 '3·1운동'이라는 용어에 대하여 '3·1혁명'으로 재고再考하려는 논의가 뜨겁다. 운동運動이란,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힘쓰는 일이나 활동을 의미한다. 다소 맹숭맹숭하다. 개천절, 광복절, 제헌절, 한글날 등 명칭으로부터 그 의미가 확연하다. 이처럼 국가기념일에는 이름에서 뜻을 담고 있어야 한다.

혁명선언(革命宣言) '개헌을 통해 3·1운동을 3·1혁명으로 널리 알리다' 그럼으로써 선조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려야 한다. 조선건국 4252년 3월1일 민족대표 33인은 탑골공원에서 조선독립을 선언하였다. 독립선언서는 국격 있는 헌장이다.

革命이란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국가체제나 정치체제 더 나아가 인류 사회체제를 변혁하는 일이다. 헌법기초위원회 초안에서 '대한민국은 3·1혁명의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라고 명시하였고, 김구 등 임시정부 요인들은 3·1혁명이라고 연설했다. 지나支那인들도 조선혁명 또는 조선 3·1혁명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런데 일부 친일파 의원들은 革命이라는 용어를 거부하더니 3·1운동으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였는데, 애석하게도 결국 그렇게 정해지고 말았다.


▲革 혁[가죽 / 갑옷 / 새로워지다]

1. 皮(피)는 동물로부터 바로 벗긴 털이 붙은 채의 가죽이며, 革(혁)은 그 털을 뽑고 부드럽게 무두질한 가죽이다. 짐승의 머리()와 몸통(中)과 꼬리(一)가 잘 나타나 있다.
2.革은 가죽으로 만든 갑옷이나 투구 또는
3. 기존의 것을 새롭게 바꾸는 의미를 갖는다.

▲命 명[목숨 / 명령 / 하늘의 뜻]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1. 令(령)은 사람들을 모아놓고(집) 굴복(절)시키는 '명령'을 내리는 글자였다. 그런데 점차 '우두머리'나 '하여금' 등으로 쓰이자, 입(口)으로 명령을 내린다는 命(명)을 새로 만들게 된다.
2. 命(명)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입(口)으로 명령(令령)하는 것이다.
3.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사람들(모을 집)을 두드려(叩고) 패겠다고 암시하는 글자다.

어떤 이는 말한다. "왜 세계사적으로 당당한 한민족의 위대한 혁명거사를 '3·1절'이라는 가치중립적인 숫자로 평가절하하고 있는가?" 비록 '3·1'이 갖는 뜻이 작게 표현된 것이 아니라 해도 '그 날'로 특정 짓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3·1혁명은 무수히 많은 시간을 뿌리로 하였고, 그 이념은 영원히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이던가? 산도 일어나고 강도 일어나고 한강토(한반도) 모두가 발현한 날이다. 여기에는 지배자나 피지배자의 다툼이나 이견이 없다. 3월1일을 '혁명절'로 선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