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홍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인천시는 지난 1월 내항재개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내항재개발 마스터플랜으로 해양문화지구(1, 8부두), 복합업무지구(1, 2, 3부두), 열린주거지구(4, 5부두), 혁신산업지구(4부두 배후단지, 5부두), 관광여가지구(6, 7부두) 등 5개 분야를 제시했다. 우선 1단계는 항만기능 폐쇄가 확정된 1부두와 8부두를 대상으로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된다.

인천 내항 개발은 인천이 바다를 낀 해양도시임에도 군사 보안시설 등으로 바다의 접근에 제약이 많았다. 내항 개발을 계기로 개발이 완료되면 시민들이 전보다 많은 공간에서 바다를 접할 수 있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러나 내항 개발은 기존의 항만·물류 기능을 담당하던 산실이기 때문에 물류 창고와 내항 주변 상인들이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개발 주체가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면 영리 위주로 개발이 진행되어 자칫 시민들이 원하는 친환경적이고 공공성이 있는 개발이 잘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인천 내항재개발 마스터플랜에는 '환황해해양관광 거점육성' 등 다양한 슬로건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복합도심 조성'이 눈에 띈다. 발표된 주요 내용 중 '크레인, 부두, 갑문 전시관 등 산업유산을 활용하는 방안과 김구광장 등을 활용해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관광자원 개발'이 주목을 끈다. 삼일절을 계기로 인천과 연고가 깊은 김구선생을 문화적 심볼로 하는 스토리텔링과 기념관이 만들어지기를 제안한다.

김구 선생이 인천을 연고로 독립운동을 한 것은 대부분의 인천시민이 잘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김구선생이 인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독립운동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 일반인들이 얼마나 깊이 있게 아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관련 조선인으로 변장하고 있던 일본인 쓰치다를 살해한 혐의로 황해도 해주에서 인천으로 이감되었던 감리서가 있다.
이곳에서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가 옥바라지를 했던 객주집 등 김구 선생의 인천에서의 독립운동 활동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고 복원시켜 인천이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 항일 지역이라는 것을 인천시민이나 관광객들에게 스토리텔링을 통해 널리 알리는 사업을 제안해 본다.

인천대공원에 가면 백범광장에 김구 선생 동상과 김구 선생 모친 곽낙원 여사의 동상도 볼 수 있다. 단순히 동상 설립이나 광장 설립에만 그치지 말고 빅데이터 분석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인천시민과 학생들이 김구 선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실태를 우선 파악해 보고, 김구 선생이 인천을 무대로 독립운동을 하고 옥고를 치른 역사적 사실들을 인천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이 보다 자세히 알았으면 한다.
서울에 김구 선생 기념관이 있기는 하지만 인천에도 김구 선생이 옥고를 치른 형무소 등을 복원하고, 김구 선생을 기리는 인천 자체에서의 기념관 건립 사업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천 학생들도 이러한 김구 선생이 옥고를 치른 감옥과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체험토록 하면 더욱 생생한 역사 교육이 되고 인천에 대해 더욱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다.
김구 선생 외에도 인천지역에서 3·1 운동을 최초로 주도한 심혁성 지사 등 독립 운동가들이 다수 있다. 김구 선생 기념관에 이러한 인천의 독립 운동가들의 사료도 같이 전시하여 그분들의 스토리를 널리 소개할 수도 있다.

김구 선생은 인천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르는 동안 인천 갑문에서 일하면서 부두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했다. 개화기의 항만과 부두 노동자들의 당시 척박한 삶과 애환도 함께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그칠 것이 아니다. 김구 선생의 인천에서의 독립운동 활약상과 수감생활, 탈출 과정 등을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하거나 김구 선생과 관련된 캐릭터 개발 등 지속적인 홍보와 관련 콘텐츠 개발을 위해 정부나 인천시의 지원도 필요하다.
또 지자체의 지원과 함께 일반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인천에 김구 선생 기념관이 건립되기를 삼일절을 즈음하여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