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긍정 결과 대비해
기능 재정비·사업계획 검토
오는 27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종전선언을 비롯한 남북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과거 남북경제협력의 관문이었던 '인천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IPA) 모두 인천항을 중심으로 남북경협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인천항에서는 이미 북한 남포항 개발 참여·해주 바닷모래 수입·인천항~남포항 크루즈 관광 사업이 검토 대상에 올라있다. ▶관련기사 3면
25일 IPA에 따르면 남북관계가 원활했던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인천항은 대북한 컨테이너 화물 5만8445TEU(1TEU=6m 컨테이너 1개)를 처리했다. 2004년 117TEU를 시작으로 남북한 항구·항로를 개방한 남북해운합의서가 체결된 2005년 6959TEU로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해 2007년 1만3115TEU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태 후 남북관계를 단절시킨 5·24 조치를 끝으로 물동량은 바닥을 치며 지금에 이르렀다.
당시 컨테이너를 비롯한 전체 화물 물동량은 4434만1000t이다. 이 가운데 해주항에서 들여온 모래가 4250만5000t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방직용 섬유 및 제품 110만7000t, 어패류·갑각류 15만3000t, 기타 광석 및 생산품 13만3000t, 철강 및 제품 12만3000t, 비철금속 및 제품 10만5000t 순을 기록했다.
인천항과 연결된 북한 항구로는 남포항·원산항·해주항 등이 있었다. 인천항에서 보낸 화물은 대부분 남포항에 도달했다. 수출 화물 79만2477t 중 남포항에 도달한 화물이 76만1989t에 달한다. 반면 북한에서는 모래를 중심으로 해주항 화물이 인천항에 가장 많이 도착했다.
이처럼 수도권을 배후에 둔 인천항은 남북관계가 훈풍을 탈 때 남북경협의 중심지로 기능해 왔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면 북한과의 교역 중 상당 부분이 인천항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시는 최근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IPA에 남북경협에 따른 인천항 기능 재정립을 요구하며 남북관계 정상화에 대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조만간 남북 상황이 바뀔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하자는 차원에서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IPA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IPA는 최근 '인천항의 남북경제협력과제 타당성 연구(남포·해주) 조사 용역'을 발주하고 구체적인 경협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IPA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가까워지면 실행 가능한 사업을 중심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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