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고통 아파트입주민 '집단민원' 준비
市 "국가도로사업 맞물려 당장은 힘들어"
제 역할을 못하는 방음벽 때문에 고통을 겪어온 주민들이 집단민원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인천시가 당장 대책 마련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인천 남동구 만수6동 5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달 10일부터 주민들에게 받은 '만수3지구 A아파트 주변 무네미로길 터널형 설치 요구' 서명 3200여부를 이번 주 중 인천시와 남동구 등 관계 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2000년 전후 설치된 높이 5m, 길이 1290m인 이 방음벽은 아파트 높이에 비해 지나치게 낮고 낡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빠른 대안 마련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바람과 달리 인천시는 해당 구간이 국가에서 진행하는 도로 사업들과 맞물려 있어 당장 대안 마련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방음벽이 있는 곳은 만수동 무네미로길과 연결되는 영동고속도로 시작점이다.
이곳은 영동고속도로 확장 사업과 서창~김포 고속도로 연결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는 구간이다.

문제는 이 두 사업들이 아직 걸음마 수준 단계라는 점이다. 영동고속도로 확장 공사는 현재 한국도로공사에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중인데 해당 구간에 대한 용역은 빨라야 내년 초 마무리 된다.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서창~김포 고속도로 연결 사업은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민자사업 적격성 검토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A아파트 입주자대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음에도 대책마련이 없어 이런 청원이 이뤄졌고 단시간에 3000명이 찬성했다"며 "장기계획이란 이름을 붙여 미적거리면 또 20~30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주민을 위한다면 빠른 시일 내 올해 안으로 설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가 계획이 있는데 이걸 다 무시하고 단독적으로 하기는 힘들다"며 "시간이 걸리면 그 사이에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맞춰 가는 게 맞으며, 지난해 무네미로 일부 구간에 10억원을 들여 저소음 포장을 한 것도 그런 차원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보건환경연구원이 방음벽 인근 아파트에서 소음을 측정한 결과 야간 측정치(63데시벨)가 주거지역 소음 허용 기준치(58데시벨)보다 높게 나왔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