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삼면 일대 448만㎡ 규모...SPC, 시에 투자의향서 제출
D램·차세대 메모리 생산 국내외 50개 협력업체 입주

용인시가 총 120조원을 투입해 세계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SK하이닉스의 선택을 받았다. ▶관련기사 3면

이로써 용인을 비롯해 이천과 충북 청주, 충남 천안, 경북 구미 등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여온 탓에 골머리를 앓아온 정부는 한시름 덜게 됐다.

SK하이닉스는 21일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인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어제(20일) 용인시에 투자의향서를 공식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관계 부처에 조성부지를 용인으로 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정부는 아직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SPC가 신청한 부지는 용인시 원삼면 일대로, 약 448만㎡(약 135만평) 규모다.

용인 부지는 ▲국내외 우수 인재들이 선호하는 수도권 위치 ▲국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중소기업 협력 생태계 조성 용이 ▲반도체 기업 사업장(이천, 청주, 기흥, 화성, 평택 등)과의 높은 연계성 ▲전력·용수·도로 등 인프라 구축 용이 등의 장점이 있어 선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기술이 중요한 반도체산업에서는 글로벌 IT기업들이 우수 인재들을 놓고 치열하게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원사 244개사 중 약 85%가 서울 및 경기권에 위치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은 기술개발 및 생산 전 과정에서 제조사와 장비·소재·부품 업체간의 공동 R&D, 성능분석, 장비 셋업·유지보수가 필수적이다.

부지가 확정되면 SK하이닉스는 공장부지 조성이 완료되는 2022년 이후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FAB) 4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또 국내외 50여개 협력업체(장비·소재·부품)도 입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과 시너지 창출 및 생태계 강화를 위해 10년간 총 1조2200억원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상생펀드 조성에 3000억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상생협력센터 설립 및 상생프로그램 추진에 6380억원, 공동 R&D에 2800억원 등을 순차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용인 이외에도 이천과 충북 청주 사업장에 투자를 지속한다. 이천에는 10년간 20조원, 청주에는 10년간 35조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용인은 D램·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 및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 이천은 본사기능과 R&D·마더팹(Mother FAB) 및 D램 생산기지, 청주는 낸드플래시 중심 생산기지 등 3각축을 구축해 중장기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는 이같은 SK하이닉스의 발표에 대해 환영했다. 다만 정부의 공식 발표가 없어 간략한 입장문을 내는 등 조심하는 모양새다.

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하이닉스의 120조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투자의향서 제출과 이천사업장에 대한 20조원 투자계획을 환영한다"며 "정부가 확정 발표하면 도가 행정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천시는 "정부의 신중한 검토를 바란다"며 여전히 기대를 접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본사가 이천에 있고, 2020년 M16 공장이 완공되므로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천에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