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에 자리 잡고 있는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서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어장이 지금보다 늘어나고 1시간이지만 야간 조업도 가능해졌다. 서해 5도서 어민들의 수십년 묵은 숙원이 해소된 것이다. 당초 요구에는 조금 못미치지만 그래도 어민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정부는 어제 백령· 대청도와 연평도 서해 5도 어장을 기존 1614㎢에서 1859㎢로 245㎢ 늘려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어민들에게 여의도 면적의 84배만한 어장이 새로 생겨난 것이다. 서해 5도 어장은 어민뿐만 아니라 별다른 경제활동 기반이 없는 서해 5도서 전체 주민들의 생계 터전이나 다름없다.

생계를 전적으로 바다에 의존하다시피 하고 있는 서해 5도서 주민들은 수십년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업할 수 있는 어장 확장을 요구했다. 하지만 남북간 긴장 관계가 이어지면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이후 10차례 어장 확장이 이뤄졌지만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번 어장 확장은 1992년 280㎢의 어장 확장이후 실질적인 첫 어장 확장이라 볼 수 있다.

상징적인 수준이지만 이번에 야간 조업도 허용됐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접적지역인 서해 5도 어장에서의 조업은 그동안 바다에 어둠이 걷혀야만 가능했다. 1964년부터 이 곳의 모든 어선은 일출 후 출항, 일몰 전 귀항이 원칙이었다. 일출 전, 일몰 후 각각 30분씩 모두 1시간 조업 시간이 연장됐다. 어획량 감소로 시름에 젖어있는 서해 5도 어민들에게 어장 확장과 조업시간 연장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꽃게 조업철이면 북방한계선 인근 해역으로 물밀듯이 몰려드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에 대한 대책이 확실하지 않다. 해양경찰이 나서고 있지만 중과부적인 경우가 많다. 새로 생기는 어장에 대한 다른 지역 어민들의 조업 허용 요구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서해 5도 조업 환경 개선은 환영받을 만한 일이다. 정부는 여기서 멈추지 말고 이번 조치가 어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지켜보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