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사립유치원 집합교육 참석자, 별도인력 고민 등 한숨
'현실 상황 미고려' 거듭 지적도
"에듀파인 교육 듣긴 들었는데 여전히 막막합니다."

19일 오후 수원교육청이 실시한 에듀파인 집합교육을 듣기 위해 수원 능실중학교 2층 컴퓨터실에 모인 사립유치원 일부 원장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사립유치원 원장 A씨는 "지금까지 회계업체에 위탁을 주고 유치원회계운영 전반을 관리해왔다"면서 "에듀파인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회계인력을 둬야 하는지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에듀파인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컴퓨터도 잘 다루지도 못하는데 엑셀이나 회계용어 등이 낯설어 당장 겁부터 난다"고 털어놨다.

그는 "(에듀파인 도입이)사립유치원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도를 높일지는 미지수"라며 "아이들이 잘 먹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것만 봐도 잘 지낸다는 것을 알 수 있을 텐데"라고 덧붙였다.

수원교육지원청이 실시한 1차 집합교육에는 에듀파인 의무 적용 대상 사립유치원 총 23곳 중 10여곳의 사립유치원 원장과 회계담당자 등 20여명이 모였다. 이들 모두 에듀파인 도입 취지에 공감하고 사용 의사를 내비친 유치원들이었지만, 현재 사립유치원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원아 수 190여명 규모의 사립유치원 원장 B씨는 "현실적인 부분을 조정해 나가도록 (시스템 도입 등에)조정 기간을 최소 1~2년은 둬야하는데, 당국에서는 이런 고려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립유치원 회계담당자는 "학교에는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있고 체계가 갖춰져 있는데 사립유치원 사정은 다르다. 예를 들어 당장 수도가 파열돼 공사를 해야 하는데 품위나 결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은 사립유치원의 에듀파인 참여를 위해 이날부터 집합교육 및 찾아가는 교육을 1년 동안 실시할 계획이다. 또 100명이 넘는 전문 강사진을 꾸려 사립유치원의 실질적인 에듀파인 활용을 위한 유치원별 멘토로 지정하고, 1대 1 전담교육을 지원키로 했다.

도내 에듀파인 의무 적용 대상(원아 200명 이상 대형 유치원)인 사립유치원은 총 196곳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18일 원아 200명 이상 대형 사립유치원에 다음 달부터 우선 적용되는 사립유치원용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공개했다.

그동안 상당수 사립유치원은 국가지원금과 학부모부담경비 등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회계로 관리해왔다. 이 때문에 현장체험이나 졸업앨범비 등을 학부모들에게 걷은 돈보다 저렴하게 처리해 차익을 챙기는 식의 회계비리가 가능했다.

/안상아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