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재방문하니 북한 사람들 '냉랭'한 반응
"자주 만나다 보면 인간적 관계 형성될 수 있을 것"

"북측과 관계 회복을 위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서둘러야 합니다."

박성철 6·15공동선언남측실천위원회(이하 6·15 남측위) 경기본부 집행위원장은 19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0여년 만에 금강산을 방문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남북해외 민간대표 400여명과 함께 지난 12~13일 금강산에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참석했다.

박 위원장이 금강산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8년 민주노총에서 일하던 시절, 금강산에서 6·15공동선언북측실천위원회 등을 만났다. 그만큼 달라진 금강산 주변의 모습을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금강산 관광붐이 일어날 당시 외금강호텔 인근에 기념품 가게와 식당, 노래방 등 상권이 활성화됐다"면서 "그러나 이번에 보니, 인근 상가들이 모두 문을 닫았더라"고 말했다.

특히 박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중단의 여파를 체감한 것은 북측의 태도였다. 10여년 전 서로 농담을 주고 받았던 북측 사람들과 관계가 소원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에 가서 북측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 요청하니 '봉사중입니다'라며 안 된다고 했다. 자기 본분에 충실한 모습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조금 아쉬웠다"면서 "아직 어색한 느낌이 든다. 자주 만나다 보면 인간적인 관계가 형성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금강호텔과 금강산호텔로 이어지는 도로는 생각보다 잘 관리되고 있었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다시 제 모습을 찾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금강산 방문은 강원도 고성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를 통해 갔다. 첫째 날 '새해맞이 연대모임'을 진행하고 단위별 상봉모임, 공동만찬을 가졌다. 이튿날에는 해금강에서 해맞이 행사를 하고 신계사를 방문했다.

그는 "이튿날 해금강에서 북측인사가 통일을 염원하는 내용의 시를 낭송했다. 참으로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쯤 6·15남측위 경기본부로 자리를 옮긴 박 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시절 힘든 시기를 겪고, 이제 통일로 나아가는 기반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경기본부가 경기지역을 아우르는 통일운동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한 몫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는 "평화분위기 조성과 함께 지자체들이 너도 나도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간 정세의 유불리에 상관없이 경기지역 평화통일 활성화를 위해 진심을 다해 꾸준히 활동해 왔다. 6·15남측위가 경기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통일운동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