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라뱃길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고 한다. 천문학적인 사업비를 들여 건설해 놓고도 쓸모없이 방치되다시피 하는 경인아라뱃길의 활용안 마련 필요성에 대한 지적과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완공이후 계속돼온 해묵은 숙제다.

경인아라뱃길은 서울 강서구 개화동 한강에서 김포를 지나 인천시 서구 오류동 서해로 이어지는 길이 18㎞, 폭 80m 내외, 수심 6.3m 안팎의 육상 수로다. 2009년부터 3년에 걸쳐 2조7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서해와 한강이 맞닿는 끝단은 갑문과 터미널, 선박 접안시설이 마련된 수상 운송 등 물류가 핵심 기능이다. 경인아라뱃길은 인천과 경기도, 서울 등 수도권 3개 시·도를 끼고 있으며 해양수산부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직접적으로 연관된 중앙 부처만도 3곳에 달한다. 그 동안 이들 중앙 부처와 수도권 3개 지방자치단체는 수시로 경인아라뱃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하루빨리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중앙과 지방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활용안을 찾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지만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번에는 환경부가 나선다고 한다. 모든 것을 원점부터 재검토해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활용 방안을 내 놓겠다고 한다.

이와는 별도로 인천 앞바다 섬에서 서해안~경인아라뱃길~한강 여의도로 이어지는 관광 뱃길도 검토되고 있다. 관광 뱃길이 열리면 서울과 인천 앞바다 섬의 관광산업은 물론 주변 지역 개발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 뱃길은 당장이라도 개설할 수 있다. 유람선만 확보하면 된다. 하지만 서울시가 난색을 표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한강 생태계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게 이유다. 누가 들어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같지 않은 이유다. 한강에 유람선이 다니기 시작한건 30년도 더 됐다. 지금도 하루에 4척의 유람선이 운항하고 있다.

서울시의 논리라면 한강은 오래전에 오염돼 생태계가 파괴됐어야 한다. 정부와 인근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인아라뱃길을 제대로 활용하자고 나섰는데 서울시만 나몰라라 하는 모양새다. 상생이 크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작은거 하나하나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