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앞두고 200명 지원 70명 선발
"면접·평가과정 불필요… 권리 보장"

3월 인천 서구에 지역 최초로 개관하는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가 진입장벽을 낮춘 운영 계획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장애 정도가 심하다는 이유로 시설에서 거부당했던 중증장애인들에게도 평생교육과 직업훈련의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관련기사 2면

18일 서구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에 따르면 다음 달 4일 개관을 앞두고 교육생 모집에 200여명이 지원했다. 센터 정원은 70명(서구주민 35명·인천시민 35명)으로 공개추첨을 통해 교육생을 최종 선발했다.

센터는 교육 대상자를 장애 정도에 상관없이 18~60세 인천 거주 성인발달장애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원자들은 별도의 면접과 평가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기존 시설들처럼 평가도구를 기준으로 합격 여부를 결정짓지 않는 셈이다. 이 같은 선발 과정에는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센터의 의지가 담겼다.

최종 선발된 장애인은 상담을 거쳐 개인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교육기간 6년)을 받게 된다. 지체와 발달장애를 동시에 앓는 중복장애인들을 위한 교육 공간과 프로그램도 준비 돼 있다. 또 사회복지사와 평생교육사 등 시설종사자 28명을 채용해 1명이 장애인 2.5명을 돌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대부분의 시설들은 종사자 1명이 4~10명의 장애인들을 돌보는 실정이다.

지난 달 센터 사업설명회에는 성인 발달장애인 부모 600여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들의 거주지는 서구뿐 아니라 남동구와 연수구 등 다양했다. 거리가 멀더라도 자녀를 보낼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기대감이 컸다. 센터의 개관 소식이 알려지면서 타 지역의 벤치마킹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구리시 관계자들이 센터를 다녀갔다.

서구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관계자는 "센터는 도전적행동 등을 이유로 매번 다른 시설을 알아봐야 했던 발달장애인들의 희망"이라며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운영 방식을 통해 앞으로 지역 곳곳에 생겨날 평생교육센터의 모델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센터 건립은 2016년 '서구 발달장애인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공포'에 따라 이뤄졌으며 기중현 ㈜연우 대표가 지역사회에 환원하고자 건물을 기부채납했다. 위탁 운영은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맡는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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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인권이 숨쉬는 곳으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흘려야 했던 눈물을 닦아주고 싶습니다." 김재웅(43) 인천 서구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장은 센터의 슬로건을 '권리로 물들다'로 정했다. 단순히 폭력 없는 인권이 아닌 발달장애인 개개인의 진정한 권리를 보장하는 '진짜 인권'이 숨 쉬는 센터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발달장애인들의 눈물을 닦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장애 정도에 상관없이 누구나 올 수 있는 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도전적 행동을 일삼는 이들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김 센터장의 의지는 남다르다. "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