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화공간 전성시대] 건물도 재활용…겉 다르고 속 다른 문화예술공간
[신문화공간 전성시대] 건물도 재활용…겉 다르고 속 다른 문화예술공간
  • 박혜림
  • 승인 2019.0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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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미술관-유령도시 속 찜질방, 전시장 탈바꿈
아트벙커 B39-쓰레기 소각장 '복합문화공간' 변신
동춘175-노후 물류센터, 쇼핑·독서 아지트로
김중업 건축박물관-건축 양식 보존…역사적 의미 살려

"여기가 쓰레기 소각장이라고?!"

업사이클링(up-cycling)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하면서 새롭게 태어난 이색 공간들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버려진 공간의 화려한 변신, 종전의 용도를 가늠하기 힘든 복합문화공간, 경기도 곳곳에 숨어있는 업사이클링 공간을 소개한다.

▲ 소다 미술관의 지붕 없는 갤러리 모습. /사진제공=소다 미술관
▲ 소다 미술관의 지붕 없는 갤러리 모습.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 소다 미술관의 전경. /사진제공=소다 미술관
▲ 소다 미술관의 전경.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문화·예술로 찜질하는 공간 '소다 미술관'
'SoDA소다(Space of Design and Architecture) 미술관'은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에 자리한 화성시 최초의 사립 미술관이자, 대한민국 대표 디자인·건축 테마 전시공간이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외관은 영락없이 미술관 건물임을 짐작케 하지만, 사실 이 곳은 대형 찜질방이 자리했던 곳이다.

미술관이 위치한 안녕동은 수년 째 도시개발사업과 경기침체로 '유령도시'의 오명을 안고 있던 지역이었다. 여기에 권순엽 건축가가 지역의 장소성과 기존의 찜질방의 구조를 그대로 살리면서 컨테이너를 이용한 내부 전시 공간 설계를 고안해 내 소다 미술관이 지어지게 됐다.

덕분에 소다 미술관 내부에는 찜질방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이색적인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2층 높이로 지어진 소다 미술관은 각 전시와 워크숍 활동이 가능한 제1전시장, 제2전시장을 마련하고 다양한 행사와 활동이 가능한 외부 전시 공간, 넓은 잔디 정원을 갖춰 쾌적한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특히 찜질방에 찜질 공간으로 사용하게 될 예정이었던 구획들은 과감히 지붕을 없애고 '지붕 없는 전시장(Roofless Gallery)'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시 참여 작가인 노순천 작가의 '노천탕 속의 사람'을 이곳 지붕 없는 전시장에서 관람 가능하다.

소다 미술관에서는 전시 외에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나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전시 공간 전체를 운동장 삼아 탐구해 보는 '미술관 퀴즈'와 드넓은 잔디 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악회는 마치 찜질방에 온 듯,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삭막한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어 신도시 재생을 꿈꾸고 있는 소다 미술관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지원 사업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전시공간이 부족한 젊은 창작자들에게 전시 및 대중과의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고 인근 지역주민들의 전시 참여뿐만 아니라 전시 운영 및 프로그램 관리, 도슨트 등 다양한 취업의 기회도 지원하고 있다.

경기 화성시 효행로707번길 30
070-8915-9127/http://museumsoda.org/

▲ 아트벙커 B39 내부의 전시공간 모습. /사진제공=아트벙커 B39
▲ 아트벙커 B39 내부의 전시공간 모습. /사진제공=아트벙커 B39
▲ 아트벙커 B39의 전경. /사진제공=아트벙커 B39
▲ 아트벙커 B39의 전경. /사진제공=아트벙커 B39

 

쓰레기 태우던 곳, 예술의 혼을 태우는 공간으로 '아트벙커 B39'
하루 200톤의 도시생활쓰레기들이 쏟아지던 부천 삼정동 쓰레기 소각장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신개념 문화예술공간이 들어섰다.

'아트벙커 B39'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천시가 소각장 부지를 새로운 문화예술플랫폼으로 바꾸기 위해 편드를 조성했고, 약 4년간의 민관협력 방식의 재생 프로세스를 통해 새롭게 탄생하게 됐다.

쓰레기를 태우고 처리하던 기계들의 연결과 공정, 그것을 다루던 사람들의 모습과 움직임을 하나의 문화 예술 소재로 삼아 변신을 모색하게 됐다.

'아트벙커 B39' 내부에는 쓰레기 소각장으로 사용되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쓰레기 트럭이 들어오던 공간은 멀티미디어홀 'MMH'로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조는 야외 다목적 갤러리 'Air Gallery'로 변화했다.

또 공기정화실과 전자기기 창고들은 새롭게 만들어진 스튜디오들과 함께 높이 39m의 쓰레기 저장조, 재가 담기던 재 피트, 소각 프로세스를 컨트롤하던 중앙제어실, 배기가스를 걸러내는 유인 송풍실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각 공간들은 전시, 공연, 파티, 교육, 아틀리에 등의 목적으로 활용돼 창작자들과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공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특히 1층 끝까지 개방된 레스토랑과 카페, 나무와 식물 속에서의 휴식을 즐기기에 적합한 'B39파크' 등을 갖춰 시민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삼작로 53
032-321-3901 /http://www.b39.space

▲ 동춘175의 내부 모습. /사진제공=동춘175
▲ 동춘175의 내부 모습.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 동춘175의 전경. /사진제공=동춘175
▲ 동춘175의 전경.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쇼핑하고 문화도 즐긴다 '동춘175'
용인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동춘175'는 여가와 문화생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쇼핑몰이다.

당초 이 공간은 1974년 당시 세정그룹의 1호 물류센터였던 곳으로 존폐 기로에 놓였던 노후화된 건물을 업사이클링 해 쇼핑 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됐다.

동춘 175의 이름은 세정의 본거지 부산 중앙시장의 의류도매점 '동춘상회'와 현주소의 번지수를 더해 지어졌다.

4층 높이로 지어진 건물에는 다양한 제품들의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유명 스파 브랜드가 입점해 젊은 층의 소비자들의 방문과 다양한 골프 의류 브랜드의 입점으로 중장년층의 소비 트렌드까지 잡으며 주말이면 1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쇼핑몰로 변화했다.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각 도서들로 공간 곳곳에 마련된 휴식 공간 어디에서나 편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죽전대로175번길 6
080-500-0175 /www.dongchoon175.com/

▲ 김중업 건축박물관의 내부 모습. /사진제공=김중업 건축박물관
▲ 김중업 건축박물관의 내부 모습. /사진제공=김중업 건축박물관
▲ 김중업 건축박물관의 전경. /사진제공=김중업 건축박물관
▲ 김중업 건축박물관의 전경. /사진제공=김중업 건축박물관

 

과거·미래의 상생공간 '김중업 건축박물관'
안양 삼성산 계곡을 따라 형성된 안양 예술공원의 초입으로 들어서면 우뚝 솟은 굴뚝이 매우 인상적이다. '김중업 건축박물관'과 '안양 박물관'이 함께 자리한 이곳의 전신은 '유유제약공장'이다.

건축가 김중업이 유유제약의 유특한 회장의 의뢰를 받아 설계한 건물로 2007년 안양시가 매입하면서 박물관으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김중업 건축박물관은 한 건축가의 설계로 세워진 건물에 본인의 박물관이 건립된 국내 첫 사례로 박물관의 건물 자체가 소장품이자 전시 대상이다.

박물관이 들어선 부지는 역사학계에서도 주목하는 곳 중 하나이다. 박물관 정문에 위치한 822년(신라 흥덕왕 2년)에 세워진 중초 사진 당간지주와 고려 중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3층 석탑이 있고, 인근에는 신라 말 혹은 고려 초에 제작된 석수동 마애종이 있다. 무엇보다 역사학계의 주목을 끌었던 것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차례에 걸쳐 진행된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안양사 유적이다. 안양사는 고려 태조 왕건이 세워 조선시대까지 명맥을 이어갔던 사찰로, 안양이라는 지명이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김중업 건축박물관은 지어질 당시 김중업의 건축적 특징과 공간의 성격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건축물의 외관뿐 아니라 내부에서 보이는 김중업 특유의 건축 양식, 옛 기둥과 벽체 구조를 그대로 보존해 전시물의 일부로 남겨놓았다.

또한 구로철판, 유리, 스틸, 시멘트보드 등의 마감재 사용과 오브제 중심의 전시 디스플레이를 통해 산업시설 특유의 분위기를 간직해 건축물 자체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살리고자 노력했다.

박물관에서는 건축 조형물 전시를 비롯한 문화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산으로 둘러싸인 박물관의 녹지 환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어린이 건축문화학교'는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어 매년 많은 어린이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로103번길 4
031-687-0909/http://www.ayac.or.kr/museum/main/main.asp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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