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바다·기암괴석 … 아름다운 섬에 빠져들다
▲ 실미도에 도착한 파랑기자단이 김기룡 삼산고등학교 교장 선생으로부터 섬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 실미도를 찾은 파랑 기자단이 '파랑 기자단' 현수막을 들고 환하게 웃고있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실미도 684부대 북파 훈련받아

심성암·절리 … 지질학적 가치 커

하나개해수욕장 촬영지로 유명



지난해 11월 24일. 인천의 섬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청소년 기자단 '파랑'은 매서운 바닷바람을 뚫고 무의도에서 실미도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가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도로를 지나면서 버스 기사는 관광해설사 못지않게 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섬 실미도가 최근 필리핀 한 업체에 팔리면서 입장료까지 내야 한다며 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영화 '실미도'를 꼭 챙겨보라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기억되는 섬 '실미도'

실미도 공원에 도착한 파랑 기자단은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아직 정비되지 않은 길을 따라 실미도가 보이는 해변에 도착했다.

질척한 길만 걷다가 노란 모래알과 탁 트인 푸른 파다를 보자 무언가 뻥 뚫린 듯한 기분을 느꼈다. 마침 썰물이라 실미도까지 연결된 길을 따라 걸어갈 수 있었다. 매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파랑은 모래에 발자국을 남기며 실미도를 향해 걸어갔다.

이곳에서 파랑은 김기룡 삼산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만났다.

오랜 시간 인천 내 섬을 연구한 김기룡 교장은 섬의 역사와 지질학에 대한 책까지 쓴 전문가였다.

그는 실미도를 설명하며 실미도에서 특수 훈련을 했던 '684 부대'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유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684부대는 북한을 공격하기 위한 북파공작원으로 구성됐으며 주민도 모르는 이 섬에서 특수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시대적 상황이 변하면서 정부가 이들의 존재를 없애려 했고 그 결과 보급을 끊었다고 한다. 이에 3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지독한 훈련을 받던 부대원들이 봉기를 일으킨 사건이다. 파랑은 이곳에서 684 부대가 막사로 사용했던 곳과 직접 만들어 쓴 지하수 우물을 발견했다.

아직도 당시 부대원들이 생활한 흔적이 남아있다 보니 그저 아름답기만 했던 바다 풍경이 전과 달리 쓸쓸해 보였다.


▲관광지로 재탄생한 섬

"여긴 역사적인 공간이지만, 지질학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는 섬입니다."

김 교장은 실미도에 대한 지질학적 가치를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실미도 곳곳에는 붉은색을 보이는 암석을 비롯해 다양한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있었다.

대부분 화산 활동 후 화산 밑에서 천천히 식어 생성된 심성암인데, 이들이 땅 위로 올라오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화강암의 갈라진 부분을 가리키며 "바닷가 돌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균열을 '절리'라고 한다"며 "절리는 흔히 볼 수 있으며 줄무늬처럼 줄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실미도에 대한 지질학적 설명을 들은 파랑은 이내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진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하나개'는 넓고 큰 갯벌을 뜻하는 말이다. 최근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는 이곳에는 사륜 오토바이와 특색있는 카페 등 관광객이 체험할만한 다양한 시설들이 즐비했다.

바닷가를 따라가다 보면 드라마 세트장이 보였고 산책길 역시 기암괴석을 따라 아름답게 조성돼 있었다.

밀물과 썰물에 상관없이 언제나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산책길 덕에 관광객들은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섬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또한 파도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해식동굴과 구멍이 뚫려 생긴 아치 모양의 시아치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시민들에게 알려진 실미도를 직접 가보니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운 섬의 모습에 빠져들게 됐다. 올 4월 개통 예정인 영종도와 무의도를 연결하는 연도교가 생긴다면 섬을 찾는 발걸음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다예(부흥고 2)·김채은·심소희(김포 풍무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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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인천 무의도를 찾은 파랑기자단이 섬으로 이동하고자 배로 향하고 있다.
▲ 지난해 11월 인천 무의도를 찾은 파랑기자단이 섬으로 이동하고자 배로 향하고 있다.

 

섬 잇는 연도교 완공 눈 앞 … 관광객 증가 기대



▲영종도~무의도 연도교 건설, 대책 시급

인천시가 영종도와 무의도를 잇는 연도교 건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주민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의도 내 도로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자칫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의도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영종도와 잠진도 사이에는 연도교가 있어 차로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의도까지는 연결되지 않아 아직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이에 주민들은 연도교가 생긴다면 주민 편의 증가와 함께 관광객 역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연도교 완성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도로 정비 등 대비는 미흡하다는 점이다.

무의도 주민들은 "현재 무의도는 도로 폭이 좁고 주차장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연도교가 개통된다면 극심한 교통 정체와 주차난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연도교가 생기기 전에 도로 정비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현재 주민들은 시에게 무의도 내부 도로 확장과 주차장 증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해결 될지는 미지수다. 시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영석 하나개 유원지 번영회장은 "실미도라는 섬을 보유한 무의도는 연도교 개통 시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하루 빨리 도로 문제 등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휘(명신여고 2)·송다은(계산여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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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석 하나개 유원지 번영회장
▲ 이영석 하나개 유원지 번영회장

 

[이영석 하나개 유원지 번영회장]

"섬 내부도로 정비 시급"

방문객 맞이 대책 마련 요구

"연도교 건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섬 내부 도로정비가 시급합니다."
지난해 11월 인천 중구 무의도에서 만난 이영석 하나개 유원지 번영회장은 무의도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섬에 지어지는 연도교에 맞춰 섬 내부 정비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하루빨리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사업비 612억원을 들여 중구 덕교동 103의 27일대와 무의동 298의 2일대에 잠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연도교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공사는 올해 4월 중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그는 연도교 건설에 있어 주민들이 기대보다 걱정을 하고 있다며 토로했다. 이 회장은 "섬 내부 도로 정비가 부족해 차량 이동이 힘들고 주차공간도 없어 관광객을 맞이하기엔 열악하다"며 "하나개 유원지를 관리하다 보니 섬 내 불편한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도교가 생긴다면 섬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날 확률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통행이 쉬워지는 만큼 숙박을 하는 관광객 수는 줄어들 것"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한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문제가 될 것 같다며 단순히 연도교를 짓는 것 뿐 아니라 시가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연도교가 생기는 만큼 관광객 증가로 생길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고 말했다.

/김도윤(인천남고 3) ·정리=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