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 대형개발 수익 저하 등
지출 10억 상승·부채 16억대
군공항 이전 부지 실낱희망
출범 1년 만에 '정체성 논란'

수원시 공기업 수원도시공사가 출범 1년 만에 '정체성 논란'에 부딪혔다. 커진 규모와 달리 핵심 역할로 꼽힌 개발사업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서다.

13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월 20년 가까이 운영된 수원시설관리공단의 명칭을 수원도시공사로 바꿔 설립했다. 도시 내 개발사업 수립 및 추진 기능을 위해서였다.

도시공사는 도내 여러 시·군이 운영하고 있다.

도시개발을 주도해 이익을 창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공통적인 성격이다. 위례신도시를 개발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표적이다.

이에 수원도시공사도 정책사업을 발굴하는 전략사업부, 택지개발사업과 분양 등을 시행하는 개발사업본부를 필두로 조직을 확대했다. 인력도 올해 기준 700여명으로 대폭 늘렸다.

약 40개 전국 시·군 도시공사 가운데 성남(1000여명) 다음 네 번째로 많은 규모다.

거대해진 몸집만큼 지출액은 2017년 대비 10억원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탑동지구 도시개발' 사업이 무기한 연장과 수익성 저하를 겪는 등 도시공사 만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권선구 탑동 33만5620㎡ 부지에 주거·상업·문화시설을 짓는 계획의 해당 사업은 도시공사가 맡은 유일한 대형개발 사업이었다.

도시공사는 지난해 사업 권한을 시로부터 위탁받아 본격 추진했으나, 군공항 전투기 소음영향으로 도 심의에서 제동 걸렸다.

최근 주거시설을 뺀 산업시설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으로 사업이 재승인 됐지만, 갑작스런 변경에 구체적인 계획이 구상되지 않고 있다.

주거시설이 빠져 수익에 대한 기대감도 확 줄어들었다.

개발팽창으로 지역 내 마땅한 부지가 없고,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곳은 시 관계부서에서 먼저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업을 물색하는 것도 어렵게 됐다.

사실상 화성시 반대로 표류 중인 '군공항 이전사업'의 부지가 마지막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설립 취지를 충족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의원은 "지역의 상태를 보면 굳이 개발 쪽으로 조직을 확대할 이유가 없었는데, 개발과 관련해 내세울 명분도 없다"며 "도시공사 운영 실태 전반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가 도시공사 설립을 계획했던 때부터 일부 시의원은 예산 투자대비 개발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의견을 던진 바 있다.

결국 도시공사의 역할이 기존 시설관리공단의 역할이었던 공영주차장, 종합운동장, 회관 운영 등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자족기반이 부실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수원도시공사의 자본금은 아직까지 10억원에 머물고 있다. 용인 등 비슷한 규모 도시공사 자본금에 10%도 안 되는 수준이다. 부채 규모는 인력증가와 덩달아 16억여원으로 상승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자본금은 공사를 진행하는 데 필수적으로 적을 시 채권발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도시공사만의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부채액 증가는 경영적인 문제로 발생한 것이 아닌 순수 인력의 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기존 개발사업은 초기인 만큼 시간이 필요하고, 다른 사업도 발굴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