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선박교체 탓 일시적 상황"

인천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유일한 미주항로 'PS1(PACIFIC SOUTH 1)'을 운영하는 현대상선이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인천항을 몇 차례 '패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업계에선 항로 유지와 인천항 물동량 확보를 위해서라도 현대상선이 인천항을 건너 뛰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 측은 선박교체와 기기부족으로 인한 일시적인 문제였다며 선을 그었다.

13일 현대상선·항만업계·인천항만공사와 PS1 스케쥴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달 20일(올해 4주차) 인천항 기항 없이 PS1을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8~9월 수 차례에 걸쳐 인천항을 지나쳤다.

PS1은 인천~중국 닝보~상하이~광양~부산~미국 로스앤젤레스~타코마를 경유하는 인천항 유일의 미주항로다. 주 1회 인천항을 들르고 있다. 물동량은 배 1대 기준(1항차)에 2000TEU(1TEU=6m 컨테이너 1개), 연간 10만TEU 수준에 이를 정도로 핵심 항로로 분류된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현대상선이 인천항을 지나치는 현상이 이어지자, 항만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칫 항로가 축소되거나 물동량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한 항만업계 관계자는 "물동량이 없어서 건너 뛰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라며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화주 입장에서 보면 신뢰가 떨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인천항이 현대상선에 물동량 인센티브와 항비감면과 같은 상당한 혜택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혜택을 보고 있다면 이런 일이 없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상선 측은 일시적인 현상이었다고 설명한다. 지난달에는 기기부족(컨테이너 부족) 문제로, 지난해에는 선박 교체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이나 저가 운임 문제로 만만치 않은 상황은 맞다. 하지만 물동량 때문은 아니다"라며 "최근 발주한 초대형선박 20척 중 8척이 2021년 미주에 투입될 예정이다. 미주항로는 핵심 시장이라 앞으로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