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중단 3년간 적자 시달려
18곳 중1곳 휴업 … 2곳 이전
"재개 희망 어느 때보다 크다"

오는 27·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예고된 가운데 인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개성공단이 문을 닫은 지 벌써 3년이 지나면서 일부 기업은 휴업을 하거나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어 2차 북미정상회담이 대북 제재 완화의 물꼬를 트고, 개성공단 재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등에 따르면 개성공단에 입주한 인천 기업 18곳 중 1곳이 휴업, 2곳은 타 지역으로 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휴업한 1곳은 최근 3년 동안 영업 실적이 없어 세무서 규정에 따라 폐업의제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은 연매출 50억원 미만 규모로 주방용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그간 개성공단 중단으로 생산기술을 상실한 기업들은 거래처와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외주화로 납품을 해야 했는데, 원부자재 조달이 불안정해 매출 원가 상승으로 인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인들에겐 개성공단 중단에 이어 원가 상승, 제조업 쇠퇴,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2016년 2월10일 당시 박근혜 정부 때 개성공단이 전면 폐쇄된 후 3년 넘게 이렇다 할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아 일부 기업들은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지난 10일은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지 3년째가 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올해 신년사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성공단 재가동 의지를 내비친 후 2차 북미정상회담이 확정되자 인천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실행 조치에 맞춰 미국이 대북 제제 완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작년 1차 북미정상회담 후 북미 관계가 기대만큼 진척되지 못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기업인들은 당시 크게 실망하기도 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남북 관계가 냉탕, 온탕을 오가던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성공단과 관련해 밝힌 발언을 계기로 어느 때보다 간절한 희망을 품고 있다"며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