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지선 경기도 철도국장이 11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DMZ 내 '남북 국제평화역' 설치 추진 내용이 담긴 상황판을 놓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경기도가 DMZ(비무장지대) 내에 남북 통합 CIQ(세관·출입국심사·검역) 기능을 갖춘 가칭 '국제평화역' 설치를 정부에 제안하기로 했다.
북미가 제2차 정상회담을 이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갖고 종전선언 채택 문제, 대북제재 완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나온 구상이어서 시선을 끌고 있다.
홍지선 경기도 철도국장은 11일 도청 브리핑에서 "남북 국제평화역 설치 제안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남북 통합CIQ 수행으로 통관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고 남북 분단과 대치를 상징하는 DMZ가 앞으로는 평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북한을 통해 중국 횡단철도(TCR),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몽골 종단철도(TMGR) 등을 이용한 국제열차를 운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의 정회원으로 가입(2018년 6월 7일)돼 29개국의 약 28만km의 철도네트워크 이용이 가능하다.
북한과 중국은 이미 국제열차가 운영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철도만 연결되면 중국까지는 바로 국제열차 운영 가능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국제열차역이 되기 위해서는 CIQ가 필요하다.

CIQ는 국가 간 이동을 할 때 거치는 세관검사(Customs), 출입국관리(Immigration), 검역(Quarantine) 기능을 갖춘 출입사무소로, 현재 경의선 도라산역과 판문역에 조성돼 있다.
그동안 남·북 측 CIQ에서 각각 진행되면서 심사·대기기간이 불필요하게 길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도는 한 장소에서 한 번에 출입국 심사가 가능한 국제평화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중국∼북한 국제열차는 신의주 국경에서 양측 심사로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이 소요되고 중간에 10분간 이동시간도 발생한다.
이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국제평화역처럼 출입국심사가 국가간 공동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유럽 유로스타 국제열차의 영국 입국심사는 프랑스 파리 북역, 벨기에 브뤼셀미디역에서 영국심사관이 파견돼 프랑스와 벨기에 지역에서 이뤄진다.

미국과 캐나다의 암트랙 서부 노선의 경우도 밴쿠버에 있는 퍼시픽센트럴역(Pacific Central Station)에서 미국과 캐나다 심사관이 공동 근무하며 미국으로 사전출입국 심사를 진행한다.
지난해 9월 개통한 홍콩∼중국 고속열차의 경우 홍콩 카오룽역에 중국 심사관이 파견 나와 홍콩 심사관과 공동으로 출입국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연구기획부장은 "남북철도에 국제열차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처럼 CIQ 심사 서비스를 편리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북 통합 CIQ 기능을 갖춘 국제평화역은 이런 측면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아이디어 차원의 제안이다. 즉 계획의 '숙성'까지는 구체적 준비작업과 예산확보 대책이 필요한 셈이다.
도 관계자는 "구체적인 비용 산정을 위해서는 별도의 분석이 필요한데 도라산역 건설비용이 2002년 기준 약 100억원이 들어간 점을 감안할 경우 국제평화역은 이보다 더 큰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홍지선 철도국장은 "남북교류 협력에 맞춰 도가 평화 경제의 중심지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중앙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며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구상의 핵심인 남북철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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