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전통 계승·발전에 평생 바친 도예가
시, 평택 국제대서 1308점 매입 소유권 가져와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처했던 무형문화재 제3호 청자장 고(故) 해강(海剛) 유근형 선생의 역작들이 이천시 품으로 돌아왔다.

<인천일보 2018년 7월16일자 1면>

해강(1894~1993년)은 100세로 작고할 때까지 이천에서 단절된 고려청자 전통 계승·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친 도예가다.

11일 이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8월 해강 도자기와 그가 모은 보물 등 1308점을 평택 국제대학교에서 매입해 소유권을 이천시로 가져왔다. 이 도자기는 고려시대 이후 500여년간 단절됐던 고려청자의 비색을 그대로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이다.

이중에서도 해강이 수집했던 보물 제1573호 '청자양각연판문접시(고려시대 제작)'가 주목을 끈다. 청자양각연판문접시는 문양과 유색, 정교함 등 현 시대 유물 중 작품성이 뛰어난 유물이다. 고려청자의 절정을 보여주는 대표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모두 가져 사료적 중요성이 크다.

해강은 1990년 5월 아들 광렬과 함께 이천 신둔면에 국내 처음으로 도자기 미술관을 설립해 이 작품들을 전시했다. 하지만 2008년 미술관을 운영할 여력이 없자, 국제대학교에 보물 등 박물관 소유권을 넘겼다.

이 학교도 3년 뒤 재정난으로 미술관(토지, 도자기, 건물)을 부동산 시장에 내놨다. 건물과 토지가 개인에게 넘어가면서 해강의 역작 1000여점도 각각 팔릴 위기에 처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6월부터 이 작품들의 소유권을 이천시로 가져오기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시 관계자는 "해강 작품은 고려청자'의 정수라 불릴 만큼 가치가 크다"며 "이천 대표 도예가인 해강의 작품이 흩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환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시는 현재 해강 작품 전시 방안을 놓고 내부 논의 중이다.

해강 아들 광렬은 "아버지가 평생을 바친 작품들이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놓여 가슴 아팠다"며 "다시 이천시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