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유치 전념·생태계 조성 소홀 '업체수·매출 역전'
한해 투자 10배 차이 … 역점 로봇랜드사업도 5년 지연
4차산업 핵심인 인천지역 로봇산업이 타 지역에 밀리고 있다. 기존보다 순위가 낮던 대구에 역전 당하면서 인천시가 치밀한 전략 없이 기업 유치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한국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로봇산업 실태 조사 결과 인천지역 로봇사업체 수와 매출은 107개에 3026억원으로, 전국에서 업체 수 6위·매출 5위를 기록했다. 사업체 244개·매출 3768억으로 각 3위에 올랐던 2016년 보다 뒤처진 성적표다.

인천 로봇산업의 성장이 주춤한 사이 타 지역이 인천을 제치고 로봇산업 선도도시로 도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대구는 2015년 사업체와 매출 순위가 6위였고, 2016년에도 각 4위·5위로 인천보다 낮았으나, 2017년 인천을 추월하며 3위로 올라섰다. 게다가 2017년 기준 대구의 업체 수는 161개, 매출은 6647억으로 인천보다 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인천 로봇산업의 하향세는 시가 제대로 된 전략과 투자 없이 기업 유치에만 전념한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은 2009년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 선정돼 로봇랜드 조성에 나섰고 기업 유치에 힘써 드론업체를 포함한 50여개 로봇업체를 입주시켰으나, 이후 기업 지원에만 그칠 뿐 인력 양성과 부품 공장 유치 등 산업 생태계 조성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투자 규모도 2004년부터 운영한 지능형 로봇산업 육성사업 3억원과 지난해 시작한 협동로봇지원사업 3억원 등 한 해 지원 예산이 6억원에 그친다. 그동안 역점을 둬온 로봇랜드 조성사업도 지난해 사업 기간을 2018년에서 2023년으로 미뤘다.

반면 로봇산업의 메카로 떠오르는 대구는 투자 규모 자체가 다르다. 기업 지원과 마케팅, 부품 국산화, 인력 양성 및 교류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가장 규모가 큰 로봇산업시장창출사업 37억원을 포함, 로봇 산업 육성에 투입되는 예산만 매년 60억원이 넘는다.

전략 측면에서도 2010년부터 로봇산업 육성 사업과 정책을 추진·지원하는 산자부 산하 기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유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현재 미래 먹거리 5대 신성장 동력 산업에 로봇을 포함시켜 산업 육성에 전력을 쏟고 있다.

특히 진흥원과 같은 부지에 세운 로봇산업 클러스터에는 30여개 입주 로봇업체 외에도 로봇혁신센터·로봇협동화팩토리·로봇표준시험인증센터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제품 설계부터 시제작·표준 시험 인증까지 원스톱으로 추진 가능하다.

2017년 국내 1위 로봇업체인 현대로보틱스가 대구 테크노폴리스에 입주하고 부품 생산 협력업체 5곳도 입주를 약속하는 등 타 지역 기업들까지 몰려드는 이유다.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관계자는 "타 지자체에 비해 투입 예산이 굉장히 적어 시에 증액을 요청해왔으나 재정 악화로 힘든 상황"이라며 "지난해 수익 부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 변경을 요청한 로봇랜드 사업이 올해 산자부 승인을 받고 조성이 완료되면 로봇업체가 늘고 클러스터가 형성돼 상승효과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