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 vs "진보 아울러야" 의원 연찬회서도 입장차 여전
바른미래당이 정체성 갈등 봉합을 위해 지난 8~9일 국회의원 연찬회를 가졌으나, 당 노선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유승민 전 공동대표의 개혁보수 정체성 확립 주장에 옛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당의 숙원 과제인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채 분열되거나 구심점 없이 내년 총선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개월 만에 공식행보에 나선 유 전 대표는 자유토론 첫 주자로 나서 "개혁보수 정체성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면서 제대로 된 보수 재건을 주도하자"며 중도 노선으로 국민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한 만큼 보수 색깔을 강조해 당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옛 바른정당은 물론 국민의당 출신 일부 의원들도 동조했다.

이언주(경기 광명을)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창당 당시 중도보수정당을 지향했다. 우리는 그 정신에 입각해 나아가야 했다"고 밝혔고, 광주 출신인 권은희 의원도 연찬회에서 "유승민의 개혁보수 노선을 지지하고, 이 노선으로 광주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출신, 특히 호남에 기반을 둔 의원들은 당의 외연 확장과 한국당 견제를 위해선 진보를 아우를 필요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주선·김동철 의원은 유 전 대표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문제까지 거론하며 보수에 무게중심을 실은 정체성 확립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번 연찬회가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당이 진일보할 기회를 만들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손학규 대표는 연찬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아주 솔직하게 다 열어놓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의견 충돌도 많았다"며 "하지만 당을 만든 사람인 유승민 의원이 참석해 끝까지 있지 않았는가"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