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럼] 토건중심 뉴딜보다 효과 클 '소득주도성장'
[제물포럼] 토건중심 뉴딜보다 효과 클 '소득주도성장'
  • 홍성수
  • 승인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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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수 경기본사 정경부장


대규모 SOC 사업에 대한 정부의 예타(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발표이후 수원지역 정치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예타면제 사업에 포함된 전철 7호선 도봉산~포천 연장사업 지역정치인들은 축배를 들었고, 떨어진 수원지역 정치권은 지역구 국회의원은 물론 시도의원을 향한 지역주민들의 원성과 질타로 울상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는 지역정치권을 두 부류로 나눴다. 능력있는 정치인과 능력없는 정치인이다. 예타 후유증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치인들은 이를 막을 생각은 하지 않고 지역우선주의에 너도나도 자신의 지역 사업의 예타면제를 외쳤다. 씁쓸하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국정을 놓고는 '내로남불'이라며 매일 싸움만 하던 정치권이 예타 면제를 위해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살신'을 감행할 정도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예타면제는 처음부터 잘못된 정책이었다. 경제실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입장에서 SOC 사업의 유혹은 뿌리치기 어려운 카드다. 하지만 촛불정부라 명칭한 문재인 정부에서 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20조원 가량을 SOC 사업에 쏟아 부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국가부도사태 이후 무분별한 토건사업의 남발을 막아 국가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입된 예비타당성조사는 '토건 대통령'이라 불리는 이명박 정부에서 이미 무력화됐다. 2009년 3월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예타를 거치지 않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 항목을 5개에서 10개로 늘리면서다. 이를 앞세워 4대강 사업을 밀어붙였고, 이명박 정부 임기 동안 68개의 '예타 면제' 토건사업에 총사업비 54조원을 쏟아부었다. 그 후유증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바로잡아야 할 '적폐'였다. 그런데 적폐와 손을 잡았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우리 경제의 문제는 양극화에서 비롯된 경제구조라고 진단했던 문재인 정부가 양극화의 주범에게 경기부양을 부탁한 꼴이니 말이다.

양극화의 해법이라는 소득주도성장은 어디로 갔나. 문재인 정부는 올해 기조를 분배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분배와 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분배는 자취를 감추고 '건설주도성장'만 자리 잡은 모양새다. ' 문재인 정부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은 죽으나 사나 소득주도 성장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도 소득주도 성장의 길로 걸어야 한다. 여론에 밀려 갈지자걸음을 하는 순간 지지층인 촛불의 이탈은 불보듯하다.

우연인지 예견인지 모르겠지만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해 8월 자신의 SNS를 통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두고 비판이 연일 제기되는 것과 관련 "(뉴딜정책은) 미국의 상징이었던 자유시장경제와 완전히 결이 다른 혁신정책이었고, 기득권의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결국 미국 50년 호황의 토대가 됐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좌초시키려는 적폐 세력과 경제 실패를 통해 귀환을 노리는 기득권의 공격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뉴딜 정책도 7년에 걸쳐 추진됐는데, 소득주도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며 "지금은 성급하게 평가하고 비난하며 포기할 때가 아니라, 더욱 단단히 기초를 다질 때"라고 당부했다.
그렇다. 소득주도성장을 절대 포기하면 안된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의 씨앗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 효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한국은행은 2018년 경제성장의 중요한 특징으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2.8%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민간소비가 경제성장률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함께 이끌어갈 지방정부 수장들이 대거 당선됐다. 이재명 경기지사만 해도 소득주도성장의 '끝판 왕'이라 불리는 기본소득 정책을 올해부터 시행한다. 이뿐인가. 성남시에서 출발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가 경기도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정부 지역화폐 이름)' 발행 지자체는 지난해 66곳에서 올해 상반기 116개로 늘었다. 경제의 흐름이 양극화의 주범인 대기업과 토건족에서 골목경제로 선순환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니 조급할 필요 없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소득주도성장을 이끈다면 토건중심의 뉴딜보다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장담한다. 씨앗이 잘 자라고 있으니 차분히 기다리며 처음 내딛었던 길을 뚜벅뚜벅 걷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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