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특전사령부에 대한 이천시민들의 반응이 놀랍다. 불과 2년 여 만에 나타난 변화다. 그 사이 특전사령부에 대한 이천시민들의 반응은 거센 반대에서 격렬한 호응으로, 기피대상에서 협력과 상생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군이 반복적으로 보여준 작은 노력들에 시민들이 신뢰를 보내면서 얻어진 결과다.
특전사령부가 이천시로 이전해 온 때는 2016년 8월이다. 당시만 해도 이천시민들의 반응은 매우 싸늘했다. 2007년 특전사 이전계획이 발표된 직후부터 계속된 이천시민들의 반대운동은 이후로도 한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군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운동은 결코 오래가지 않았다. 최근 부대가 소재한 이천시 마장면 거리에는 "특전사 장병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있어 지역이 안전합니다"와 같은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감히 상상하기 어려웠던 모습이다.

지난 달 9일 마장면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나자 군은 특전사 장병 300여명을 투입해 조기에 진압했다. 산불은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생해 자칫 크게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주민들은 특전사 이전 후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전사령부가 지난해부터 매월 2회씩 열고 있는 '이천 민·군 화합의 날'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은 부대 내 식당운영을 접고 민간식당을 이용하는 탓에 점심시간만 되면 한산했던 식당들이 장병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붐빈다고 한다.
시에서는 특전사 이전으로 얻는 경제적 효과를 연간 1056억 정도로 추산한다. 여기에다 내년에 신설할 예정인 초· 중학교에 대한 기대가 또한 높다고 한다. 이래저래 주민들에게는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결코 작게 받아들일 일이 아니다. 이번처럼 군이 스스로 주민들의 인식을 바꿔나간 사례는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이다. 5·16과 5·18 등 몇 차례의 정변을 경험하면서 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저간의 인식을 털어내고 극적인 변화를 이뤄내기까지 그렇게 큰 노력이 필요했던 것도 아니다. 이번 사례의 본질적 가치는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사랑받는 군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 소중한 경험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