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반같이 '둥근 달' 아래 달집 태우고 소원 비세요
▲ 부평문화원 정월대보름 행사 중 달집태우기.  /사진제공=부평문화원
▲ 부평문화원 정월대보름 행사 중 달집태우기. /사진제공=부평문화원
▲ 인천시립박물관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 중 떡메치기.
▲ 인천시립박물관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 중 떡메치기.
▲ 인천시립박물관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 중 사방치기.  /사진제공=인천시립박물관
▲ 인천시립박물관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 중 사방치기. /사진제공=인천시립박물관

민속놀이·쥐불놀이·윷놀이 등

19일 인천 곳곳 전통체험 한마당

한 해의 풍요로움과 평화 기원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둥실 떠오르는 대보름을 보며 추억을 만들어보자.

오는 19일은 음력 1월 15일로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정월대보름을 세시 풍속에서 설날만큼 중요시 여겼으며, 다양한 풍습은 이번 한 해의 풍요로움과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월대보름에는 부럼깨물기, 더위팔기, 귀밝이술 마시기, 줄다리기, 다리밟기, 고싸움, 돌싸움, 쥐불놀이 등을 행한다. '더위팔기'란 정월대보름 아침 해뜨기 전에 만난 사람에게 "내 더위 사가라"라고 말하며, 더위를 파는 풍습이다.

'귀밝이술'이란 대보름날 아침 식사 전 청주를 마시며 일 년 내내 귀와 눈이 밝은 기쁜 소식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것이다.

인천지역 곳곳에서 오랜 전통의 풍습을 재현하는 정월대보름 행사들이 체험마당, 놀이마당, 겨루기마당 등 다양한 형식으로 열린다. 가족과 함께 조상들의 지혜와 삶을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인천시립박물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한마당이 펼쳐진다. 오는 17일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인천시립박물관 앞마당에서 가족과 함께 다양한 전통 놀이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2019년 기해년을 맞아 꿀꿀이 가면 꾸미기를 시작으로 추억의 제비 만들기, 돼지 형태의 팽이 만들기 등의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또 걱정을 들어 주는 걱정인형 만들기와 짚으로 계란 꾸러미를 만들어 보는 시간도 준비돼 있다. 이 두 체험은 박물관 로비에서 미리 접수 후 번호표를 지참해야 된다.

이밖에 투호던지기, 윷놀이, 윷점, 사방치기, 비석치기, 떡메치기 등의 행사가 이어진다. 또 개인대항과 가족대항으로 나눠서 진행되는 겨루기마당이 열린다.

특히 이날 수년간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진행한 대보름 행사 풍물놀이를 진행한 연수구 노인복지관 '천수패'가 길놀이를 보여준 후 달집태우기를 하며, 한 해의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새해의 풍요로움을 기원한다. 자세한 사항은 인천광역시립박물관 전시교육과 (032-440-6736)로 문의하면 된다.

#인천도호부청사

조상의 얼과 슬기가 담긴 전통 민속 공연을 살펴보자. 인천도호부청사는 오는 1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우리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행사에는 연만들기, 달고나체험, 가훈써주기, 소금만들기, 자수체험, 단청체험, 화각체험 등 다채로운 전통 민속 문화체험이 실시된다.

또 제기차기, 투호놀이, 널뛰기, 다듬이질, 맷돌돌리기, 팽이치기, 굴렁쇠굴리기, 탈써보기 등이 진행된다.

특히 인천무형문화재 제20호 휘모리잡가와 인천무형문화재 제26호 부평두레놀이,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기원하는 국가문화재 제82-2호 서해안배연신굿및대동굿이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이어져 눈길을 끈다.

전통의상체험도 준비된다. 평소에는 입어볼 수 없는 전통 혼례복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자세한 사항은 재인천광역시무형문화재총연합회(032-422-3492)로 문의하면 된다.


#부평문화원

정월 대보름을 이웃과 함께 즐겨보자. 부평구문화원에서 오는 19일에 '2019정월대보름 in 부평'을 진행한다. 삼산동 유수지 체육공원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한지공예', '가훈만들기', '소원지 쓰기' 등 놀이부터 체험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특히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전통 활쏘기 대회'와 '연날리기 대회'가 눈길을 끈다. 이 두 대회는 사전접수를 통해 참여를 할 수 있다.

저녁시간에는 진태령 밴드와 부평구립풍물단, 부평구립여성합창단의 공연이 무대를 꾸민다. 또 대보름과 관련된 먹거리들이 준비돼 시민들의 입을 즐겁게 해준다. 끝으로 가족 혹은 이웃과 함께하는 달집태우기와 대동마당, 강강술래로 행사로 마무리한다.

자세한 사항은 부평문화원(032-505-9001)으로 문의하면 된다.


#검단선사박물관
박물관에서 즐기는 대보름 행사가 열린다. 인천 검단선사박물관은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정월대보름맞이 민속행사 '달이 떠오른다, 가자'를 진행한다.

'달이 떠오른다, 가자'는 북부 인천지역 박물관 중에서는 유일하게 진행되는 행사로,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시민들이 풍요롭고 건강하게 한 해를 준비하고, 우리 고유의 세시 풍속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행사는 절식체험, 전통놀이, 소원빌기 체험으로 구성됐다. 절식체험은 박물관 1층 안내데스크에서 '내 더위 사가라'라는 인사를 한 시민들에게 땅콩, 호두 등 부럼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어 박물관 2층 야외 하늘정원에서 제기차기, 비석치기, 윷놀이 등 전통 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또 나쁜 기운들을 물리치기 위해 소원지를 작성해 왼새끼로 꼰 금줄에 걸면서 가정 및 개인의 소원을 빈다.
자세한 사항은 검단선사박물관(032-440-6790)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 인천시립박물관 정원대보름 행사에서 길놀이를 선보이고 있는 천수패의 모습.  /사진제공=연수구노인복지관
▲ 인천시립박물관 정원대보름 행사에서 길놀이를 선보이고 있는 천수패의 모습. /사진제공=연수구노인복지관

 


연수구노인복지관 풍물공연단 '천수패'
평균 나이 80세 … 삶의 애환 담긴 '진한 울림' 선물
"얼쑤~ 한번 놀아보세"
평균 80대 어르신 25명이 모여 풍물 공연 한바탕을 선보인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마음 한편 휑하게 집에서 하루 일과를 보내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만나 신명나는 풍악을 울린다. 장구, 꽹과리, 북 등을 통해 그들이 내는 '울림'에는 삶의 애환과 아름다움이 녹아있다.
꽹과리를 치는 김정하(82)씨는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함께 꽹과리도 치고, 놀면서 봉사를 하니깐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황금기를 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들은 비록 나이가 들어 가끔은 육체적으로 힘들지라도, 악기를 연주하며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들은 지금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다. 북을 연주하는 박옥자(81)씨는 "사회생활을 해보지 못했던 저에게 많은 경험을 해보게 해준 곳이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연주를 하고 있다.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는 곳이 천수패가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천수패는 14년전에 만들어졌다. 처음 이들은 연수구노인복지관에서 진행하는 풍물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다. 한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두 사람이 세 사람이 되며, 이들은 수업을 듣는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으로 풍물공연을 펼치기 시작했다.
장구를 치는 박병호 씨는 "예전에는 풍물단이 별로 없었다. 다른 곳에서 풍물단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어느새 풍물을 찾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풍물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우리나라 고유의 놀이인 풍물은 과거 우리의 삶에 깊숙이 박혀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대보름의 풍물놀이는 점차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천수패의 단장 이강표(82)씨는 "봉사정신으로 시작하게 됐다. 우리에게 이렇게나 즐거운데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많은 이들에게 풍물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들이 만든 '천수패'는 천수를 누리자를 의미한다. 앞으로 천수패는 오래도록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한다. 또 후학양성에 힘쓰며, 실버경연대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들에게 풍물은 단순히 우리나라 전통의 '놀이'를 넘어서,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와 같다. 오는 17일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진행되는 그들의 힘찬 풍물놀이로, 한해의 악운을 물리치고, 행복을 빌어보자.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