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균열원인 파악 계획 없어 … 요양원 민원에 "당사자끼리 풀 문제"
건물 철거 작업이 진행된 공사장 인근 요양원에서 진동 영향으로 건물 곳곳이 갈라지고 뒤틀리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관리 감독해야 할 행정당국은 건축주와 요양원이 풀어야 할 사인 간 문제라며 한 발 빼고 있어 민원인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인천 남동구 만수동 A요양원은 7일 요양원 옆 건물 철거가 이뤄진 공사장에서 발생한 소음과 진동, 날림 먼지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최근 남동구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특히 요양원은 진동 때문에 건물에 심각한 피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요양원과 맞닿아 있는 공사장에서는 14층 규모 오피스텔을 짓기 위해 기존 3층 건물을 철거하는 작업이 지난해 12월 말부터 1월 말까지 이뤄졌다.

입소자 70여명이 생활하는 5층 규모 요양원 내부를 살펴보니 실제 벽면 곳곳이 갈라져 있었다. 한 층만 갈라진 게 아니라 1~5층까지 수직으로 볼 때 같은 구간에 균일하게 금이 가 벌어져 있었다. 또 옥상 바닥면은 가운데 지점이 산처럼 볼록하게 솟아나 타일이 대부분 일어나 있었다.
요양원 뿐 아니라 인근 건물들도 날림먼지에 따른 피해를 주장하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구가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양원 관계자는 "공사한다고 경계 담을 마구 부수고, 호수가 얼었다며 물을 안 뿌리고 공사하기도 했지만 민원을 넣으면 참으라는 말 뿐"이라고 말했다. 공사장 소음·진동 측정도 이뤄진 적이 없다고 요양원측은 밝혔다. 요양원이 측정을 요구한 적이 있지만 당시 구는 다른 곳에서 소음을 측정 중이라는 이유로 대응하지 못했다.
요양원측은 건물 안전이 우려되고 있지만 구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남동구 관계자는 "전문가를 대동해 요양원 균열 원인을 파악할 그런 계획은 특별히 없다"며 "건축주와 요양원이 잘 합의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라고 말했다.

철거 작업을 진행한 건축주는 최근 작업 중 파손된 요양원 건물 일부에 대해 보상을 하겠다는 확인서를 써 사실상 과실을 일부 인정한 상황이다.

요양원 관계자는 "철거 작업을 했는데 이 정도면 착공하면 어떻게 될지 매우 걱정 된다"며 "공사를 중지하고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