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노란조끼 시위와 시장들의 사임 <867회>
[신용석의 지구촌] 노란조끼 시위와 시장들의 사임 <867회>
  • 인천일보
  • 승인 201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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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다미엔 바가리아 뚜렛트 시장은 육군소장 출신으로 퇴역 후 고향으로 돌아와 시장에 당선되었다. 프랑스는 의회의원 임기가 4년이고 대통령은 5년인데 시장 임기만은 6년이다. 내년으로 예정된 지방선거에 바가리아 시장은 "출마할 생각이 전연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남프랑스 니스에 가까운 뚜렛트는 전형적인 프로방스 마을인데 작고하신 어머니(李聖子 화백)의 화실이 있어 자주 들르는 곳이다. ▶지난주 뚜렛트 시청에서 바가리아 시장을 위시하여 문화담당 부시장 등과 화실개방에 따른 안전점검과 장애인을 위한 시설 등에 관해 회의를 끝낸 후 참석자들과의 오찬석상에서 바가리아 시장은 프랑스에서 시장직을 수행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파리(중앙정부)에서는 개혁을 한다며 지방예산을 계속 삭감하고 있는데 시민들의 요구와 불만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 6000명에 50개국에 달하는 다국적 휴양도시로 부촌에 속하는 뚜렛트 시장의 고백은 충격적이었다. ▶명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부르고뉴 지방의 인구 400명의 소도시 '쌩 세느 쉬르 뱅잔'의 시장 루이 장티옴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프랑스의 개혁을 약속한 젊은 대통령이 파리와 지방 소도시들간의 대화와 상생에 역행하고 있다고 썼다. 대통령의 주민세 인하공약으로 지방정부 예산이 줄어들고 있지만 주민들은 시장이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시장직을 사임한다는 사직서였다. ▶장티옴 시장의 사직을 시작으로 150여명 이상의 농촌지역 시장들이 사표를 내고 물러났고 사임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나폴레옹 당시의 지방행정구역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에는 3만6000여개의 시(코뮨)가 존재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사표사태는 통계적으로 대세라고 보기는 이르다. ▶지난해부터 프랑스에서는 '노란조끼'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오랜 전통과 관행자체를 프랑스적인 가치라고 생각했던 관습과 권위에 대한 도전이었다. 이 과정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유류세 인상시기와 방법을 제대로 택하지 못하고 대국민 설득도 부족했다. 필자가 번역한 앙드레 모루와의 프랑스사 결론 부분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수많은 내각을 갈아치우고 또다시 같은 사람을 불러내 정권을 맡기며 그들만큼 위대한 인물을 태연히 부당하게 처단하고 또다시 같은 사람을 높은 자리에 앉히는 국민은 별로 없다.' 마크롱 대통령이 농촌지역 시장들과 노란조끼 시위대의 반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프랑스에 체재하는 동안 계속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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