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이동 시기인 겨울철을 맞아 농가마다 비상이다. 요즘 조류인플루엔자(AI)를 예방하기 위해 일선 지방자치단체가 힘겹게 총력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특히 경기지역 최대 축산농가 지역인 안성시는 가축 전염병 예방·관리를 전담하는 가축방역관이 단 한명에 불과해 방역에 만전을 기하기가 어렵고, 성과도 미흡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구제역파동도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가축방역관은 수의사 출신의 공무원으로 방역정책에 전문성을 발휘해 각종 전염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개선 작업 이후에도 가축방역관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구제역 등 전염병 발생률이 높은 지역은 업무강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처우개선도 뒤따르지 못해 지원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실제 일선 지자체에서 2017년 가축방역관 모집에 나섰으나 고양·용인·부천·안양·구리 등 도시지역은 17명 선발에 39명이 몰려 2.29: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반면 양주·안성·연천 등 12개 지자체는 단 한명도 응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보니 구제역이 발생한 안성시는 30일 기준으로 가축방역관 한 명이 3800여 축산농가의 소와 돼지 48만4000마리를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마저도 2017년 7월까지 읍면동으로 자리를 옮겨 구제역이 발생하자 임시방편으로 본청에서 방역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제역이 발생하기 1년 전까지 안성시에는 가축방역 업무를 맡은 전문 직원이 단 한명도 없었던 셈이다. 소, 돼지 27만마리가 분포한 여주시는 가축방역관 1명이, 김포시도 2명이 방역 업무를 맡고 있다.
도내 지자체 방역 업무 담당자들은 경기도가 하루빨리 대책마련에 나서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역공무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은 방역체계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구멍뚫린 방역체계를 바로 세우려면 가축방역관의 처우부터 개선하는 게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