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현안 간담회서 朴시장 "내항재개발, 조율한 것으로 알아 … 중고차 수출물량 권한없다" 답변
업계 "해결에 더 적극성 보여야" 불만 토로
인천시가 내항재개발 마스터플랜과 중고차 수출물량 이탈 등 인천항 주요 현안에 아리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내항재개발 논란에 대해 '해양수산부가 이미 조율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중고차 수출물량 이탈에 대해선 '노력하겠지만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항만업계는 시가 현안 해결에 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30일 시와 항만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장 접견실에서 박 시장과 인천항발전협의회·인천항운노조·인천상공회의소 등 항만·산업계 관계자는 항만현안 간담회를 가졌다.

업계는 이 자리에서 내항재개발 과정에서 항만기능을 유지 방안과 함께 중고차 수출 물량이 인천항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인천내항 4부두에 임시 단지를 조성한 뒤 남항에 자동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건의했다.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 시장은 "(내항재개발 관련) 항만업계 이해관계는 해수부가 이미 조율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부두가 텅 비기 전에는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고차 단지도 입지를 선정할 수 있게 항만업계가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어디에 할지 시에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항만업계가 더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 나도 해수부에 여러 현안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협의가 잘 안 되고 있다"라며 "항만을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 (업계에) 서운하다. 항로 준설도 제가 한 것 아닌가"라고 유감을 표했다.

자리에 참석한 시 관계자는 박 시장의 발언에 대해 "내항재개발 비전선포식은 시가 주관한 게 아니라 해수부가 했다. 협의가 안 됐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중고차 문제는 항만업계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민원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불만을 토로했다. 한 참석자는 "인천 현안인데 우리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고 리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노력해도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하던데 시장이 힘을 써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항상 듣던 이야기를 반복했다고 생각한다. 시 입장을 이해해 달라는 것"이라며 "시가 앞장서서 이끌어 줘야 하는데 적극성을 안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만 출신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짧게 평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