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인천은 없었다. 정부는 "수도권 사업은 애당초 제외된 상태였다"며 300만 인천시민을 우롱하기까지 했다.
29일 정부 발표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B노선(GTX-B) 건설 사업의 조기 착공을 염원했던 시민들의 기대가 처참히 무너졌다. 현 정부에서 인천이 홀대를 넘어 핍박을 받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3·4·6면
▲뚜껑 열어보니 '수도권 규제, 지방 우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비수도권은 예비 타당성 조사 통과가 어려워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이 늦어지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추진 이유를 밝혔다. 이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서부경남 KTX 사업 등 총 사업비 24조1000억원 규모 23개 사업의 예타를 면제하고 추진 속도를 높인다고 했다.
그러나 인천시가 올린 GTX-B 사업은 예타 면제 대상에서 최종 탈락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 취지가 '지역균형발전'이어서 수도권 사업은 처음부터 제외됐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GTX-B 사업이 신청 자격조차 없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을 근거로 정부의 예타 면제 사업에서 수도권이 배제되고 지방 위주로 선정될 것이란 인천일보 보도 이후 19일 만에 그 실체가 선명히 드러난 것이다.
앞서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언급했던 '수도권을 위한 별도의 방안'도 이날 공개됐다. 수도권에 속해 있으나 낙후된 접경지역 사업인 서해평화도로(영종~강화) 조성 사업과 전철 7호선 포천 연장 사업이 '예외'가 적용돼 예타를 면제받았다.
▲반발 여론 확산
GTX-B 사업이 결국 예타 면제를 받지 못하면서, 지역에선 정부·시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연수을) 의원은 "불균형적 교통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GTX-B 사업의 조기 착공은 매우 시급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수도권 제외, 비수도권 특혜' 정책을 선택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시민들이 추운 겨울 서명운동까지 벌이며 갈망했던 GTX-B 사업의 예타 면제를 저버린 정부 발표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또 다른 지역 홀대이자 역차별"이라고 성토했다.
현재 인천시 시민청원 게시판과 송도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도권을 배제한 정부와 함께 시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는 상황이다.
▲GTX-B, 남은 것은 '정면 돌파'뿐
박남춘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부가 정식으로 (GTX-B 사업에 대한) 예타 추진을 발표한 이상, 사업 추진 속도를 더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발언은 2017년 9월 이미 예타 조사에 들어간 GTX-B 사업이 조속히 예타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전력을 쏟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GTX-A 예타 통과에 5년, GTX-C가 3년이 걸린 만큼, GTX-B 사업의 예타 조사 완료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
예타 조사를 진행 중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관계자는 "조사가 언제 끝날지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GTX-B 사업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검토할 부분도 적지 않고 그래서 조사 완료 시기를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박범준·정회진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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