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도 4년만에 홍역 환자가 나왔다고 한다. 이번 홍역은 지난달 대구에서 시작됐다. 이후 전남, 경기, 서울 등으로 번져 40명으로까지 불어났다. 대구와 시흥은 각각 17명, 13명으로 늘어나 집단발생지역에 포함됐다. 홍역은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정도의 고위험군 감염병은 아니다. 그러나 발생 초기의 방역과 집중치료 등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법정 감염병인 만큼 보건당국의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
인천시는 최근 부평구에 거주하는 유아가 홍역으로 확진돼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주 확진 판정을 받은 이 유아는 홍역 예방접종(MMR)을 아직 하지 않았다. 홍역 예방접종 권장 시기는 1차가 생후 12∼15개월, 2차가 만 4∼6세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유아는 기존 개별 확진자와 달리 해외 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다. 홍역이 집단적으로 발생한 대구, 경북 경산, 경기 시흥·안산 지역을 제외한 환자들은 모두 해외 여행 이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다 이 유아의 홍역 바이러스 유전형은 B3로 확인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홍역이 유행한 대구 확진자들의 바이러스와 동일하다.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40여명 중 B3 유전형은 대구와 전남에서만 확인됐다. 나머지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바이러스가 모두 D8 유전형이다. 300㎞나 떨어진 대구, 전남 지역과 같은 바이러스 유전형이 인천에서 발견된 것이다. 바로 인근인 안산, 시흥에서 확인된 유전형과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인천 홍역 환자의 감염 경로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감염 경로 확인은 감염병 대처에 중요한 정보다.

그동안 인천은 4년 정도를 주기로 유행수준의 홍역을 치러왔다. 2010년에는 부평구 한 중학교에서만 94명이 앓았다. 대구 등에서는 예방접종 시기를 앞당겨 접종하라는 권유도 내렸다고 한다. 접종시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같은 즉흥적인 대응은 적절하지 않다. 홍역은 호흡기나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만큼 개인 위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들에게는 홍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파하고 조속히 감염경로를 파악해 더 이상의 파장을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