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성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요즘 핫한 드라마 'SKY캐슬'을 보면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 참 잔인하고 끔찍하다는 생각이다.
실제 서울대·연세대 의대생들에게 물어보니 과장된 부분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일들이 있다고 한다.
지난 13일 서울 암사동의 암사역 지하철에서 10대 청소년들이 스패너와 커터칼을 들고 난동을 부려 충격적이다. 청소년들이 액션영화에서나 나올 장면처럼 흉기를 휘두르고 발길질하는 모습이 너무 무서웠다. 아무리 화가 나도 이런 행동들을 주저하지 않고 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득 우리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나 걱정이 앞섰다.

주말 동안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쌍둥이 딸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다 한계를 체험하게 됐다.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저렇게 안 키워야지! 공부가 다가 아니다. 인성이 중요하고 사랑이 중요하다"고 해놓고선 막상 문제에 집중도 못하고 완전 엉터리로 풀고 있는 아이들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나도 모르게 야단도 치고 회초리도 들게 됐다.

아이들 교육 어떻게 해야 하나. 드라마를 통해서 그리고 주말 현실을 마주하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뉴스나 드라마를 보면 역시 인격이고, 사랑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막상 내 자녀들을 보면 성적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 같다.

그래도 결심해 봐야겠다. 내 욕심을 이겨내고, 옆집 아이와의 성적을 비교하지 말고, 멀리 바라보며, 아이 그 자체를 사랑하고 인간으로서 예의를 가르치는데 집중하겠다는 또 다짐이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잘해야 돼', '우수한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돼'와 같은 부모들의 생각이 고쳐지지 않는 한 '캐슬'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곁에, 아니 우리 집이 또 다른 캐슬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