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12월 3기 신도시 조성을 발표했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서울 집값을 잡고 서울로 몰리는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며 인천 계양과 경기도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과천 등 4곳에 신도시를 건설하기로 한 것이다. 신도시 발표당시 가장 많이 지적됐던 부분이 교통이다. 수만가구가 들어서는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교통대책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 가운데 인천에서 유일한 계양테크노밸리는 시작도 하기 전부터 교통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계양구 귤현동, 동양동, 박촌동 일원 335만㎡(101만평)에 만들어지는 계양신도시에는 판교 제1테크노밸리의 약 1.4배인 90만㎡ 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1만7000가구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렇다할 광역 교통망이 나와 있지 않다. 신도시로 들어오고 나갈 지하철이나 광역 도로가 현재로서는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계양신도시 광역 교통망 확보를 위해 서울지하철2호선 청라 연장선의 추가 연장을 정부에 건의했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 2호선 청라 연장선을 계양까지 잇는데 경제성 있는 철도 노선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검토할 수 있는 노선 전부가 사람이 살지 않는 산자락을 지나거나 기존 지하철역을 비켜가게 돼 이용객이 없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 정부가 경제성이 없는데 1㎞에 1000억원이나 드는 철도를 깔아줄 리 없다. 경제성 있는 노선을 찾는다 해도 시간이 문제다.

철도 건설은 사전타당성 조사부터 시작, 행정절차와 건설기간 등을 합쳐 평균 16년 가량이 걸린다. 지금 당장 시작해도 빨라야 2035년에야 철도차량이 달릴 수 있다. 계양신도시 건설은 2026년이면 끝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계양신도시 주민들은 입주 후 적어도 10년 가량은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어 불편을 감수해야 된다. 신도시의 교통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기 신도시 교통난은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아파트단지를 조성해도 먼저 진출입 도로를 확보하고 지하 기반시설을 조성한 후 그 위에 아파트를 올린다. 순서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아무리 급해도 기본과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