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경 인천코트라지원단 수출전문위원

올해도 연초 서점가에는 어김없이 <2019년 ㅇㅇㅇ트렌드>라는 제하의 서적들이 베스트셀러 또는 필독서 서가에 경쟁적으로 진열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2019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는 전세계 85개국 127개 도시에 나가있는 KOTRA 무역관에서 보고한 글로벌 비지니스 시장의 역동적 움직임을 잘 담고 있다. 아직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비즈니스와 상품들을 소개하는 내용들이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는 '창의적 사고가 트렌드를 리드하고 이에 부합된 상품이 수출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말이 글로벌시장이지 거의 무한경쟁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한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렵고, 그것도 후발주자가 선두자리로 치고 올라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창의성 있는 새로운 제품이 들어오는 순간 시장은 그 분야에서 1등이 탄생했음을 바로 인정하게 된다. 이것이 중소기업이 'The Best'가 되기보다는 'The First'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몇 가지 새로운 트렌드를 이끄는 상품을 상품명을 생략하고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노블푸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음식, 예를 들면 저비용·고단백 영양섭취와 맛까지 보장된 곤충재료음식(Insect Burger)과 같은 것을 말한다. 제로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공해 위협 속에 '안 만들면 안 버린다'는 관점에서 포장지 없는 친환경 브랜딩(Natural Branding), 레이저 포장, 먹을 수 있는 식품용기 등을 의미한다. 스마트 주문자맞춤형 상품에는 IoT기술 융합 패션상품, 퍼스널라이즈 미용용품 등이 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신화 빌 케이츠는 "힘든 일이 있으면 게으른 사람에게 시킨다"고 했다. 그 이유가 재미있지만 창의적이다. "그들은 부지런히 움직이진 않지만 대신에 쉽고, 편하고, 빠른 방식을 찾아 내기 때문에 필요하면 누구보다도 머리를 열심히 굴린다"고 한다.

결국 발상의 전환이 창의력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바쁜 현대인을 위한 혼술·혼밥, 초단시간 운동 패키지나 무인택배, 무인도시락배달, 무인슈퍼, 무인헬스장과도 같은 무인서비스 시스템이 창의적인 사람들이 이끄는 신개념 비즈니스 트렌드인 것이다.
필자가 맡고 있는 신규 수출기업화 사업에 지난 9월 뒤늦게 참여한 E사가 있다. 인천 송도신도시 스마트밸리 단지에 입주한 업체로 종이옷장으로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스타트업 업체이다.
E사는 기존 가구들이 목재 또는 플라스틱 자재로 제작되어 주거환경 변화에 따른 편의성, 경제성이 떨어지고 특히 폐기시 환경문제를 유발하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음에 착안, 발상의 전환을 통한 창의적 제품인 '종이로 만든 옷장'을 탄생시켰다. 지금은 초기단계로 홍콩, 일본 등과 같은 협소하지만 고가의 주거환경 시장에서 큰 관심을 갖고 문의를 해오고 있다.

이 종이옷장 제품은 그야말로 The First Product로서 위에서 소개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환경 친화적인' '나만을 위한 상품'이라는 창의적 트렌드의 모델로 손색이 없다.
한동안 관점의 전환(perspective change)이라는 화두가 경영, 마케팅 패러다임을 장악한 적이 있었다.
'매장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들이 물건을 사는 곳이다'라는 일본 이세탄 백화점의 캐치프레이즈가 그것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위에 열거된 창의적 트렌드 상품과 E사의 종이옷장은 부분적인 예에 지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관점의 전환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나만의 분야에서 새로운 트렌드, 최초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고 그 결과로 수출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다.
지금도 전세계 많은 기업체 연구소, 사무실에서 창의적 트렌드를 선점코자 아이디어를 모으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들도 이에 뒤처지지 않고 동승해 성공이 기약된 한해를 맞이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