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연장 2호선 계양 경유시
사업비 탓 경제성 입증 난관
추진해도 절차상 16년 소요

정부의 3기 신도시 계양테크노밸리(TV) 조성 사업이 시작부터 삐그덕 거린다.

인천시는 계양TV의 서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사업의 계양 연계를 검토 중이지만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다 인근 지역인 상야지구 주민들은 정부 정책 사업으로 기존에 추진되던 도시개발 사업이 뒷전으로 밀려났다면서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23일 시 등에 따르면 시는 계양TV의 교통 인프라 구축을 위해 서울2호선 청라 연장선의 계양 연계를 검토하고 있지만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작년 말 국토교통부의 3기 신도시 발표와 함께 박남춘 인천시장은 "서울2호선 청라 연장사업을 계양TV와 연계해 조속히 추진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기존 직선 노선에서 선형 변경으로 인한 사업비 증가가 경제성 확보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작년 8월부터 오는 5월까지 서울2호선 청라 연장 사업의 사전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청라국제도시부터 서구 가정, 경기도 부천시 원종 등 노선을 신설해 서울2호선을 청라까지 연결하는 사업이다.

시는 서울2호선 청라 연장선을 계양으로 연계하기 위해 총 4개 노선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 직선 노선을 제외하곤 나머지 노선은 사람이 살지 않는 산을 지나야 하거나 승객이 인천터미널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인천지하철 작전역을 경유할 수 없다. 철도 건설 사업비가 1㎞당 1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수요가 많은 곳을 지나도록 설계하는 게 일반적이다.

시간도 문제다. 만약 경제성을 입증 받는다고 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철도 사업 추진을 위해 사전타당성 조사부터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반영,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치려면 최소 16년 이상이 소요된다. <그래픽 참조>

계획대로 추진이 될지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계양TV가 오는 2026년 완공될 경우 교통 불편 등이 예상된다.

아울러 계양TV로 인근 상야지구 개발 사업이 중단되면서 해당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상야지구 주민들 100여명은 오는 28일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계양TV 사업에 상야지구를 즉각 포함시켜달라"며 "미 포함시 이미 도시계획에 반영된 상야지구 개발 사업을 우선 추진해달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이미 작년 2월 상야지구 개발 기본 계획 수립 용역이 착수됐다. 그런데 작년 12월 계양TV 개발이 확정된 후 용역이 중지되면서 주거 환경 개선만 손꼽아 기다리던 주민들의 소망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시 관계자는 "서울2호선 청라 연장 사업은 여러 노선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경제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노선을 찾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