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참여위 협의회
지난 1년 활동 마무리
학교현장 솔직 이야기
청소년 정책 제안·공유

"교복 재킷 위에 외투를 꼭 입어야 한다면 처음부터 교복을 편하게 만들면 안 되나요."

"여학생이어서 치마도 사고, 바지도 사야한다면 바지만 사면 안 될 까요."
경기도 청소년들이 제안하는 학생인권정책은 무엇일까.

23일 수원 숙지초등학교 3층 도서실에 모인 14명의 청소년들이 분임별 토론을 시작하자, 저마다 학교현장에서 겪었던 학생인권정책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들은 경기도교육청 제8기 학생참여위원회로 활동 중인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로, 이날 지난 1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참여위원회 권역별 협의회에 참석했다.

학생들은 도교육청이 제시한 두 가지 토론 안건에 대해 구체적인 학생의견을 반영하고자, 자신들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했다.

안건은 각각 도교육청이 앞으로 3년간 펼칠 학생인권정책을 담은 '제3차 학생인권실천계획'의 세부과제 검토와 기타 학생인권 증진을 위해 필요한 학교생활안건규정 검토 등이다.

1분임의 한 학생은 "성적위주로 학교 정독실을 운영하면서 이 학생들에게만 대회 공지를 따로 하거나 상을 몰아주고, 생활기록부에 들어갈 내용을 알려주는 등의 정독실 운영은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여학생의 생리공결제 이용 시,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부분인데도 병원을 방문해 진료확인서를 받아야 하는 등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학생인권침해적 요소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분임에서는 여학생의 교복 착용 문제를 지적했다. 2분임의 한 학생은 "여학생의 경우 교복 착용에서도 문제가 있다. 치마를 구매한 후 바지를 구매하도록 한다는 점"이라며 "여학생이어서 치마도 사고 바지도 사야한다. 교복구매비만 보더라도 비용이 더 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학교 스포츠시간 중 운동종목 선택권에서 성별제한을 없애주고, 고교학점제와 관련 구체적인 등급 적용 내용이나 대학입시 연계 여부 등을 정책에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송은(이천이현고·고3) 학생은 "지난해 학교의 정독실 운영에 대해 의견을 냈는데, 그 이후 성적위주가 아닌 선착순으로 이용이 가능하게 바뀌는 변화를 느꼈다"며 "경기도내 다양한 학교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점이 뜻깊었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이날 협의회를 시작으로 26일까지 몽실학교와 시흥함현고 등에서 두 차례에 걸치 권역별 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