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일부 조찬기도회 … 참석 눈치 살피는 공직자들 불만
▲ 경기도내 일부 지자체에서 정례적으로 열리는 조찬기도회의 참석은 자율이지만, 시장과 국회의원 등 기관장들이 참석하는 탓에 공직자들이 참석여부를 놓고 눈치를 보고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기도회가 시청 내에서 열리면서 담당직원들이 오전 일찍부터 출근해 행사를 준비하느라 불만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작년 7월 김포시청에서 열린 조찬기도회. /김포시 홈페이지

 

"종교시설도 아닌데 왜 시청에서 기도회를 열죠?"

경기도내 일부 지자체에서 정례적으로 열리는 '조찬기도회'를 놓고 공직자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조찬기도회 참석에 강제성은 없지만 시청 내에서 열리는 탓에 공직자들이 참석여부를 놓고 눈치를 보는 등 불편을 겪고 있어서다.

23일 경기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에서 매년 지역 내 종교단체가 주최하는 조찬기도회를 열고 있다. 김포, 파주, 광명, 안산, 이천 등 5곳은 종교단체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조찬기도회를 많게는 1달에 1회, 적게는 반년에 1회 정도 열면서 친목을 다지고 있다.

파주시의 경우 1달에 한번 시청을 비롯해 읍·면·동사무소를 돌면서 조찬기도회를 열고 있고, 안산·광명·이천·김포도 분기별 1회 등 시장과 지역 내 종교인이 시청에서 모여 기도회를 갖고 있다.

이는 현재 파악된 통계로 31개 시·군으로 확대하면 시청사에서 조찬기도회를 여는 지자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조찬기도회가 종교시설이 아닌 시청에서 열리면서 직원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조찬기도회 특성상 대부분이 평일 오전 7시부터 시작돼 직원들은 이보다 더 일찍 출근해 기도회를 준비해야 한다.

실제 지난 9일 안산시 직원들은 오전 7시부터 열리는 조찬기도회를 준비하기 위해 이보다 더일찍 나와 시장과 지역 내 종교인을 맞이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또 같은날 김포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조찬기도회에 정하영 시장과 김두관 국회의원(김포시갑·더불어민주당)이 참석하면서 준비에 신중을 기하기도 했다.

조찬기도회 참석 여부에 대해 강제성은 없지만 시장과 국회의원, 종교인 등 입김 센 이들이 대거 참석하기에 얼굴도장을 찍지 않으면 눈치 보인다는 게 지자체 관계자들의 한 목소리다.

도내 A지자체 관계자는 "시장과 국회의원이 참석하면 공보, 비서 등의 업무를 맡은 이들은 종교와 상관없이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며 "참여는 자율이지만 기관장들이 모인 자리에 얼굴을 계속 비추지 않으면 불안하기에 어쩔 수 없이 참석하는 경우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이천시는 시청 내에서 조찬기도회를 여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 올해부터 없애기로 가닥을 잡았다.

반면 조찬기도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B지자체 관계자는 "시청내에도 종교모임이 있는데, 이들과 종교인들이 함께 모여 함께 조찬기도회를 하면서 시정발전을 기원하고 있다"며 "눈치를 보는 경우는 보통 없다. 이들이 종교활동을 시청 내에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