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과 불화 겪었으나 태세전환 … 안산 사이언스밸리 육성 등 적극적
'친문 지지층'의 눈엣가시였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최근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유의 저돌적이고 공세적인 스타일로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며 일부 '친문' 지지층의 적대감을 쌓으면서 당선 이후 고발 등 극심한 불화까지 겪었지만 새해들어 '적극 지원'을 넘어 '문재인 정책 실현자'를 자임하고 있다.

민선7기 경기도는 지난 16일 이 지사 취임 200일을 맞아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 실현을 위한 공약을 확정·발표했다.

도정 핵심가치인 '공정·평화·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도민이 주인인 더불어 경기도(자치·분권·평화) ▲삶의 기본을 보장하는 복지경기도(복지) ▲혁신경제가 넘치는 공정한 경기도(경제) ▲깨끗한 환경, 편리한 교통, 살고 싶은 경기도(환경·교통·주거) ▲안전하고 즐거운 경기도(안전·교육·문화체육) 등 분야별 5대 목표 아래 16개 전략, 182개 정책과제, 365개 실천과제를 민선7기 공약으로 확정했다.

이는 문 정부의 3축 경제정책이라고 불리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와 궤를 같이 한 것으로, 민선7기 도정은 문 정부의 정책기조와 정신을 녹여냈다.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인수위원 및 자문위원을 모두 경험한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은 이 지사 공약에 대해 "문 정부 공약판에 투명한 기름종이를 대고 그대로 따라 그렸을 정도"라고 표현했다.

앞서 이 지사가 19대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당시 문 후보와 직접 경쟁해 패했고,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는 친문 핵심인 전해철 국회의원과 경선에서 싸워 이겼다. 이 과정에서도 이 지사는 문 정부의 성공 기조를 유지한 반면 친문 지지층의 적대감을 커졌다.

특히 지난해 열성적 친문 지지층의 의혹 제기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지만 새해 들어 문재인 정부 정책을 더욱 확대하는 등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정부가 지난 17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자 도는 지난 21일 오는 2022년까지 전기차 3만대와 수소차 3000여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또 정부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지역의 혁신성장을 주도할 '강소연구개발특구'를 공모하자 도는 안산시, 한양대학교와 안산시 사동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일원을 안산사이언스밸리로 지정하고 공모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안산사이언스밸리 육성은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공약으로 문 대통령은 안산사이언스밸리 적극 지원을, 이 지사는 경기도 서해안과 안산사이언스밸리 육성 등을 통한 제조업 중심의 첨단산업벨트 조성을 약속한 바 있다.

앞서 이 지사는 제19대 대선선거일인 지난 2017년 5월 9일 광화문에서 "문재인의 나라, 국민의 나라, 진정한 민주국가를 위해 이재명도 함께 문재인 정부를 성공으로 이끌어가도록 하겠습니다"고 선언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