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이부망천' 망언의 장본인이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인천, 부천 지역의 성난 민심에 떠밀려 스스로 당을 떠난 지 7개월 만이다. 시간이 흘렀으니 어물쩍 넘어가자는 얘긴가. 그 발언을 접했을 때 인천시민들이 받은 충격과 모욕감은 아직도 생생한데도 말이다. 지역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이부망천을 금기어로 정해 놓고 언급하면 바로 강제퇴출한다는 경고 글까지 올라와 있다. 그런데도 슬그머니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다니, 자유한국당의 민심 읽기가 고작 이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다.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은 지난 21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고 정태옥(대구 북구갑) 의원의 입당 신청을 승인했다. 자유한국당이 최근 정 의원을 대구 북구갑 조직위원장으로 내정하는 등 사실상 복당을 허락하고 최종 결정을 대구시당에 위임한 데 따른 것이다. 배경에는 시간이 흘러 망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으리라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정 의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 '이혼하면 부천에 살고 망하면 인천에 산다'는 막말을 했다.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목동 같은데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거나 하면 부천 정도로 가고, 여기서 살기 어려워지면 다시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으로 간다는 것이다.
정 의원의 복당에 대해 민주당 인천시당과 대구시당, 자유한국당 인천시당까지도 비판하고 나섰다. 과오를 진정으로 뉘우친다면 석고대죄부터 하는 것이 순리라는 주장이다. 어차피 정치권의 주장이야 정략적 판단이 앞서는 것이지만 인천시민이 받은 상처가 다시 덧나게 된 것이 못내 안타깝다.

그러나 이참에 인천 지역사회도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작년 망언파동 당시에도 '굳이 아픈 데를 찔렀지만 크게 틀린 말은 아니네'하는 반응도 없지 않았다. 지역사회가 중심을 못잡고 지리멸렬하다 보니 이런 엉터리없는 말도 듣는 것은 아닌지. 가까운 예로 지난해 정부가 인천공항 KTX를 슬그머니 없애 버리는 데도 인천 지역사회는 꿀먹은 벙어리였다. 이러니 인천항도 늘 부산항에 치어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