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호 언론인

도서관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각별했다. BC 25~24년부터 BC 605년까지 존재한 아시리아는 수도에 쐐기문자 점토판 2만7500여점을 비치, 최초 공공도서관으로 기록됐다.
BC 309~246년에 존재한 알렉산드리아도서관 역시 경이롭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모았다 할 만큼 규모가 대단했다. 70만에 이르는 책 또는 문서를 모았다는 점과, 당대 최고 학자들을 불러들여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그렇다. 하지만 전쟁과 화재 등 요동치는 세파에 휩쓸려 '인류 최초 세상의 모든 지식 저장소'는 사라졌다.

이렇듯 인류가 도서관에 관심을 가진 배경은 뭘까. 돈 안 되고, 없어도 아쉬울 거 없는데 말이다. 답은 오늘날 공공도서관이 무료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뭘 하든 대가를 치러야 하는 세상을 감안하면 가치는 각별하다.
수많은 도서와 자료를 축적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도서관 시스템은 그 자체로 공유경제 대표적 모델이다. 도서관이 확보한 한 권의 책을 수많은 사람들이 거저 나눠 볼 수 있는 시스템은 팍팍한 세상 한 줄기 단비다.

고대 국가 도서관이 이런 취지에서 탄생한 건 아니지만, 국가가 나서 지식을 집적할 당위성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맥락은 비슷하다.
경기도가 내놓은 '대표도서관' 건립이 논란이다. 도는 광교신도시에 1300억원 들여 대규모 도서관을 짓겠다 했다. 반면 도의회는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건립 보류를 의결했다. 짓는 쪽이나 막는 쪽 발언은 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한 쪽은 당위성과 '스케일'을, 다른 쪽은 돈타령과 필요성 없단 주장이다. 도에 큰 도서관 더 짓는 거야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대표도서관'이 뭔지 아리송하다. 불필요하단 주장은 해명할 길 없다. '도서관이 밥 먹여 주냐'는 주장과 맞닿아 있으니 말이다.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거다. 기왕지사 논쟁을 벌일 거면 도서관의 가치와 본질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대표도서관'이 도대체 뭔지, 어떻게 차별화 할 건지 등도 소상히 밝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