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개방직 포화 … 산하 공공·출자기관도 내정설
"검증 안된 인사는 적폐라던 민주당 똑같은 길 걷나"

박남춘 인천시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점점 노골화하고 있다.

박 시장 취임 직후 그의 선거 캠프 출신으로 채워졌던 시 내부 개방직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이제는 시 산하 공공기관, 출자·출연기관 고위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인천시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시 안팎의 주요 자리에 전문성과 거리가 먼 정치권 인사들이 잇따라 임명되면서, 민선 7기 시정부도 역대 시정부와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22일 신임 인천시설공단 이사장을 '정무직'으로 선발하기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이응복 전 이사장이 그만두면서, 공단은 이사장 모집 공고를 내고 15~21일 후보자 접수를 받았다.

2명 이상의 후보가 응모한 가운데, 시장 측근 내정설의 주인공인 김영분 전 인천시의회 부의장도 지원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부의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 후보 캠프의 특보단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박 시장의 인수위원회에서도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결국 시가 관례상 공무원 출신을 임명해왔던 공단 이사장을 정무직으로 전환한 것은 김 전 부의장을 선발하기 위한 수순 밟기가 아니겠느냐는 게 시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아울러 박 시장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을 했던 이모씨가 시 출자기관인 인천종합에너지㈜ 임원으로 내정됐다는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시는 이 회사 지분의 30%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70%는 GS에너지㈜ 소유다.

인천종합에너지 노조 관계자는 "원래 회사 임원엔 시 국장급 인사가 왔었는데, 전 시정부 때부터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꿰차기 시작했다"며 박 시장 측근 내정설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박 시장 후보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으로 활약한 이성만 전 인천시의회 의장이 지난해 10월 인천경제청이 지분을 보유한 송도아메리칸타운(SAT) 대표로 부임한 것도 민선 7기 시정부의 낙하산 인사 사례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안희태 전 남동구의회 의장도 같은 달 인천교통공사 경영본부장에 임명돼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과거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낙하산 인사를 적폐라고 지적했던 민주당이 그런 행위를 답습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적폐를 척결하지 못할망정 새로운 형태의 논공행상이자 낙하산 인사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