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02만여명' 환승...길게는 72시간 머물기도
전체 환승투어 이용객 중 인천행은 절반 가량 그쳐
시 "올해 경로 다시 짤 것"
▲ 2018년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6825만명을 넘어섰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개장으로 최대 7200만명이 수용할 수 있는 시설로 거듭났다. 지난해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전경.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800만 인천국제공항 환승객이 들릴 수 있는 인천으로!"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인천국제공항으로 오고나간 사람은 6826만여명이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은 3단계 확장 계획인 '제2여객터미널'을 완공해, 최대 7200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시설로 거듭났다.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 중심 허브공항을 지향한다. '허브공항'이란 여객과 화물이 모이는 일정 권역 중심 공항을 말한다. 예로 미국 연방항공청은 각 공항마다 여객 규모를 비교해 상위 72개까지 규모를 점유하고 있는 곳을 허브공항으로 정의하고 있다.

허브공항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환승률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해당 공항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으로 넘어 갔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지난해 환승객은 802만699명을 기록해 11.7%를 기록했다. 전년에 기록한 732만명보다 환승객 수 자체는 증가한 모습이다.

이들 800만 환승객은 길게는 72시간까지 공항 주변을 머물게 된다. 쉽게 말해 인천국제공항에 온 내·외국인 800만명의 잠재 관광수요가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 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는 환승투어 프로그램은 간단히 구경할 수 있는 관광지가 대부분이다.

공사를 통해 환승객들은 '인천국제공항 환승투어'를 이용할 수 있다. 9가지 프로그램 가운데 인천행은 ▲엔터(인천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사찰(인천 강화 전등사 등) ▲해안쇼핑(인천 자기부상열차 등) ▲해안관광(인천 을왕리 등) ▲인천시티(인천 송도국제도시) 등 5가지다. 이외에 서울행은 ▲쇼핑(명동·남대문시장) ▲전통(서울 경복궁·인사동) ▲사찰(청계천·조계사) 등 3가지가 있으며 경기로는 ▲광명동굴이 유일하다.

프로그램들은 버스를 통해 공항을 오고가게 된다.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을왕리해변 등은 짧게 1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행 프로그램은 최대 5시간 동안 운영된다. 현재 서울로 가는 경복궁·인사동 코스가 하루 4회씩, 최다 운행하고 있는 상태다. 며칠을 묵어가는 '스톱 오버' 환승관광은 아예 없다.

시에 따르면 전체 환승투어 이용객 7만854명 가운데 인천을 관광한 이들은 3만5740명 가량이다. 2017년 3만6691명보다 소폭 떨어진 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올해 환승투어를 새로 정비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외국인관광객이 더 선호할 지역관광지를 중점으로 경로를 다시 짤 것"이라며 "아예 환승투어와 별개로 시 차원에서 인천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인천시티투어 연계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른 해외국제공항은 어떨까.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국제공항 등 대표적인 허브공항에서도 환승투어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 중간에 위치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국제공항의 경우에는 환승객을 위한 편리한 환경으로 환승여행 생태계가 꾸려진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두바이공항 허브항공사 에미레이트는 모든 환승객에게 '환승 패키지'를 제공한다. 체류 시간에 따라 공항 내 음식점 쿠폰와 호텔·리조트·아파트 등 90여곳 이용권을 증정한다. 또 숙소와 공항을 오가는 왕복 교통편 등 다양한 편의서비스도 제공해, 이에 맞춰 환승객들은 투어 프로그램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

공식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두바이 시내를 도는 '2층 오픈 버스' 이용권이 있다. 이용권만 있으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2가지 노선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마음대로 타고 내릴 수 있다. 해당 이용권에는 야간 투어·미니 크루즈·도보 투어·박물관 등 두바이 주요 관광지 이용 입장권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 민간 여행사가 운영하는 환승투어도 있다. 사막을 건너는 '아라비아 어드벤처'가 대표적이다. 약 6시간 동안 사막을 거닐며 사륜자동차를 타고 여행하는 일정이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