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화상 등의 피해를 본 고양시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사고의 원인이 '용접 불량'인 것으로 수사 결과 밝혀졌다.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사고를 수사 중인 일산동부경찰서는 22일 중간 수사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정한 결과 '용접 불량 상태로 배관에 접합돼 있던 열배관 조각 부위가 분리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회신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1991년 최초 배관을 공사할 당시에 용접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았고, 장기간 내부변동압력 등의 영향을 받아 열배관 조각이 배관에서 분리됐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1차적인 원인에도, 관계자들이 안전점검과 초동조치를 제대로 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통제실 관리책임자 A씨와 직원 등 4명, 수송관 관리책임자 B씨와 직원 등 2명, 현장 점검을 담당하는 하청업체 C사 소장 D씨와 직원 등 3명을 합해 총 9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1991년 당시 공사에 투입된 배관 용접공에 대해서는 현재 추적 중이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4일 오후 8시35분쯤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지하 배관이 파열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메인 배관을 잠그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평소 수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압력 수치로 미뤄 긴급 상황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단순히 온수 사용량이 늘어난 것으로만 짐작하고 오히려 압력을 높이는 조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양=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