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양의 후예' 배경 AKH 부대 박성하 소령, 파병 기간 쓴 단편소설 병영문학상 우수상 영예
▲ 박성하 소령이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수상을 계기로 군의 다양한 역할과 앞으로 발전 방향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제17회 병영문학상 단편소설 부분 우수 수상자인 박성하 소령이 화제다.
AKH 부대 일원이자 경기 소속 문인으로 등단하게 된 박성하 소령은 지난해 11월 국방부가 공모한 병영문학상에서 단편 소설 '마두라 이야기'를 써 내 단편소설 부분 우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마두라 이야기'는 부모와 자녀 간의 올바른 훈육 방식을 주제로 주인공 마두라가 코끼리 난파르를 조련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사랑에 대한 깨달음을 주요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는 사이지만 능력과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훈육 방식이 도리어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잘못된 사랑이 때론 폭력보다도 나쁘다는 것을 전하고자 쓰게 된 내용입니다."

박 소령은 2016년 사하라 사막에 1년간 파병 생활을 할 당시 오랜 시간 지속된 우기로 모든 작전이 취소되자 숙소 생활을 해야 했다. 이 시간을 틈 타 탄생한 작품이 '마두라 이야기'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쓰기 시작한 글이 마두라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마두라는 파병 생활 당시 만난 스리랑카 출신 친구의 이름이고 오랜 시간 파병 생활에서 얻은 소재들을 소설에 반영했습니다."

그는 네팔, 콜롬비아 등지를 오가며 AKH 부대의 정예 요원으로도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고도 산악전의 교육이나 태권도 교육뿐 아니라 UN 소속으로 정전 감시 임무를 수행하며 해외 사절단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해외 현지 파견을 다닌 전사답게 모국어를 포함한 영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 4개 국어를 구사하는 능력도 겸비했다.
"아마 저처럼 여러 지역을 다닌 파병 군인은 드물 것 같습니다. 덕분에 능통하지는 않지만 외국어를 배우게 됐고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자격증도 딸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돼 주고 있습니다."

박 소령이 소속된 AKH 부대는 인기리에 종영한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배경이 된 부대로도 유명하다.
"아쉽게도 드라마 속 유시진 대위는 없지만 그만큼 멋진 용사들이 100여명이나 있습니다. 특히 분쟁이나 재난 지역이 아닌 곳에 우리 군이 파병돼 외교,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첫 번째 사례이자 모범 선례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박 소령이 이끄는 AKH 부대는 또다시 아랍에미레이트 지역의 파병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도 파병 생활들의 경험을 토대로 글을 쓰고 싶습니다. 해외 파병 군인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싶네요. 제목은 군화 신고 지구 한 바퀴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글·사진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