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이혼하면 부천에 살고 망하면 인천에 산다'는 막말을 내뱉어 300만 인천시민을 분노하게 한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탈당 7개월여 만에 복당해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은 이날 늦은 오후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고 정태옥(대구 북구갑) 의원의 입당 신청을 승인했다.

정 의원은 작년 6월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한국당 대변인 자격으로 출연한 모 언론 매체에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사람들 중)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인천으로 오기 때문에 실업률이나 가계 부채, 자살률 이런 것들이 꼴찌"라고 주장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그러면서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데 잘 살다가 이혼 한 번 하거나 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현 미추홀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며 희대의 지역 비하 발언을 내뱉었다.

이런 막말은 이른바 '이부망천'이란 신조어를 탄생시켰고, 이 소식을 접한 인천시민들은 "300만 시민을 모독한 발언"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 의원은 같은 달 8일 대변인직을 사퇴했고, 그럼에도 반발 기류가 걷히지 않자 이틀 뒤 당을 떠나게 됐다.

정 의원을 향한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었다고 판단한 한국당은 최근 정 의원을 지역구 조직위원장으로 내정하는 등 사실상 복당을 허락하고 최종 결정을 대구시당에 위임했다. 인천지역 한국당 의원들도 정 의원의 복당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이 이부망천 막말로 탈당한 지 불과 7개월여 만에 다시 입당하자, 인천에선 한국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병배 인천시의회 부의장은 "한국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정 의원의 복당은 지역 비하 발언으로 상처를 입었던 인천시민들에게 또 다시 상처를 주는 격"이라고 맹비난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