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중도 귀국한 인천 계양구의회 의원들이 공개 사과문을 내놓았다고 한다. 의원 1인당 300만원의 연수비도 전액 반납했다고 한다. 그래도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고 보자는 보여주기나 아닌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이참에 지방의회의 관광·외유성 해외연수에 대해 근본적인 수술이 가해져야 할 것이다.
계양구의회 자치도시위원회 소속 의원 4명과 수행 공무원 2명은 지난 10일 호주로 8박9일간의 국외 연수를 떠났다. 호주·뉴질랜드의 도시개발 지역과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마침 경북 예천군의회의 해외 연수 추태가 불거지자 중도 귀국한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항의 전화와 문자, 시민단체들의 시위도 잇따랐다. 계양구의회측은 이번 연초 해외 나들이에 대해 지난해 국외 연수 예산을 반납하면서 3개월 전부터 계획을 세워 놓았기 때문에 취소하기 어려워 떠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계양구의회의 해외 연수도 이름만 연수지 알맹이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간 전국의 많은 지방의회들이 호주와 뉴질랜드 2개 국가를 묶은 연수를 다녀왔지만 일정이나 내용은 판박이처럼 비슷했다고 한다. 연수 목적도 '지방의회의 효율적인 발전방향 모색과 의회 운영방안 제고', '선진정책의 벤치마킹' 등이었다. 여행사의 관광상품에 맞춘 연수 일정이어서 돌아와 제출하는 보고서에도 여행사가 여행객 모집을 위해 관광지를 소개한 문구가 그대로 올라온다는 것이다.

중도 귀국한 계양구 의원들의 사과문은 이렇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국외여행 논란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모든 것이 우리 의원들의 불찰이고 경솔한 행동이었음을 말씀드린다"며 "깊은 반성과 함께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 내년부터는 국외 연수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런 일이 어디 한두번이었던가. 이제부터 주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대학생들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쉽게 해외여행을 나가는 시대다. 굳이 주민들의 세금을 빼내서 알맹이 없는 해외 연수를 가야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