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성 농협경주교육원교수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제작해서 흥행하기란 사실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애니메이션으로! 하지만 15년 동안 8개의 장편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해서 애니메이션계의 역사를 만든 픽사(pixar)는 어떻게 해서 이렇게 잘나가는 조직이 되었을까? 픽사만의 조직소통원칙 3가지가 있었다.
첫째, 누구든지 owner방에 언제든 드나들 수 있다. 어떤 의견이든 제안할 수 있고 불만이나 힘든 사항을 말 할 수 있다. 둘째, idea엔 feed-back을 무조건 해준다. 엉뚱한 의견, 유용한 의견 구분 없이 반드시 피드백이 있으니 의견 낸 사람이 존중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것이다. 셋째, 업계에서 일어나는 정보는 모두 공유한다. 이 3가지 원칙을 보면 사통팔달 소통이 확실히 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고 있어 잘나가는 조직이 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새해를 맞이해 대부분의 조직들이 인사이동을 한다. 새로운 상사 후배 동료들로 구성됨에 따라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한다. 정말 좋아서 출근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말단은 말단이라서 힘들고 중간은 밑에서 치고 올라오고 위에서 누르니 힘들고 위에서는 책임질 일이 많아서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SERI조사에 따르면 경영진들은 조직 간에 소통이 잘되고 있냐는 질문에 55%가 잘되고 있다고 응답했고, 직장인은 35%가 잘된다고 응답했다. 같은 상황이라도 경영진과 직장인은 다르게 느끼고 있다. 위에서는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다" 하면서 막 말하면 실제 밑에 직원은 기가 죽어 더 이상 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고 조용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면서 소통은 무너지고 만다. 이런 일들이 사실 허다하다.
정말 말도 안 되고 엉뚱한 의견이라도 존중하고 언제나 발언할 수 있는 조직으로의 변화가 꼭 필요하다. 일이 많아서 힘든 것보다 내부 인간관계 때문에 직장을 나가는 경우가 사실 더 많다.

그래서 필자는 꼭 말하고 싶다. 조직마다 핵심경쟁력이 다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사람이다. 뛰어난 소수의 힘으로 조직은 지속적으로 잘나갈 수 없다. 협업의 시대라 하지 않는가! 다양한 사람을 잘 어울려서 나가는 조직이야말로 변화무쌍한 시대를 잘 타고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가장 중요하고 우선해야 되는 것은 위에서의 변화이다. 말로만 '나는 꼰대가 아니다. 나는 우리 직원들의 의견을 잘 받아서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는 착각은 하고 있지 않은지. 새해에는 반드시 되짚어 확인해 보고 진정한 조직소통가가 되길 바란다. 그러면 밑에 직원들은 자동으로 훌륭한 소통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